[스포츠] 이란, 월드컵 불참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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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본선 참가 자격을 획득한 이란이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아흐마드 도냐말리 이란 스포츠청소년부 장관은 지난 10일(한국시간) 이란 국영TV IRIB에 출연해 “미국이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암살한 상황에서 이란이 (미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참가할 순 없다”면서 “선수들의 안전을 보장 받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지난 8~9개월 사이에 두 차례나 전쟁을 일으켜 우리 국민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월드컵 출전은 어불성설”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시아 최종 예선을 통과한 이란은 북중미월드컵 본선 G조에 배정돼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미국에서 치른다. 6월 15일과 21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질랜드와 벨기에를 잇달아 상대한 뒤 장소를 워싱턴주 시애틀로 옮겨 26일 이집트와 격돌할 예정이다.

이란이 공개적으로 월드컵 불참 의사를 밝혔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와는 별개로 이란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하루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이란의 월드컵 출전을 독려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월드컵 준비 상황, 개막을 90여 일 앞두고 고조되는 기대감에 관해 얘기했다”고 언급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이란이 출전하는 것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썼다.

이란 정부가 월드컵 불참을 선언한 배경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기간 중 이란 선수단 6명이 호주로 망명한 사건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여자축구대표팀 선수 일부는 지난 2일 한국과의 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 당시 국가 제창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국 언론으로부터 반역자 취급을 받았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주장을 포함한 선수 6명이 호주 정부에 보호를 요청했고, 지난 10일 호주 경찰의 도움을 받아 긴급 피신한 뒤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 받았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선수들의 망명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끔찍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호주 정부를 압박한 것을 두고 메흐디 타즈 이란축구협회장은 “미국 대통령이 우리 선수들에 대해 ‘난민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SNS 게시물을 두 개나 올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정신이라면 이런 사람이 있는 나라에 국가대표팀을 보낼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FIFA는 대륙간 플레이오프 일정을 마무리하는 이달 말까지 이란 관련 결정을 유예할 전망이다. 이란의 본선행이 최종 불발될 경우 대체 국가로는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차순위를 기록한 이라크 또는 아랍에미리트가 유력하다. FIFA는 월드컵 본선 출전 티켓 48장 중 이란 몫을 포함해 42장의 배분을 마친 상태다. 이달 말 대륙간·유럽 플레이오프를 통해 나머지 6장의 주인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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