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하나를 이해하려면 모든 걸 알아야”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

본문

bteb0cb8bbef25c0c3028987a15fe5984d.jpg

15일 서울에서 독주회를 여는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 사진 마스트미디어

베토벤의 소나타 한 곡을 이해하려면 나머지 31곡을 모두 알아야 합니다. 여기에 그의 교향곡, 현악 4중주, 트리오, 바이올린ㆍ첼로 소나타, 오페라 ‘피델리오’와 ‘장엄미사’까지도요.

거장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73)는 자신이 연주하는 작품에 대한 지적인 탐구로 유명하다.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지식에는 한계가 없다”고 했다. 쉬프가 예로 든 지식의 목록은 그만큼 방대했다. 피아니스트가 작품을 대할 때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한 설명이다.

작곡가의 삶, 그 시대의 문학과 미술, 역사와 철학을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독일어에 유창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해도, 이해하고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특별히 학구적인 해석을 선보이는 그는 공연의 방식 또한 자기 뜻에 맞게 설계한다. 공연에서 어떤 곡을 연주할지에 대한 예고가 없고 연주곡은 당일 무대에서 결정된다. 작곡가 5명, 즉 바흐ㆍ하이든ㆍ모차르트ㆍ베토벤ㆍ슈베르트의 이름만 미리 알려준 후 작품을 즉흥적으로 선택하는 방식이다. 쉬프는 2023년 내한 공연에서도 즉흥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해설을 곁들여 3시간 동안 공연을 진행했다. 당시에는 연주곡 대부분이 바흐의 작품이었다.

보통 1년 전, 심지어 그보다 더 일찍 프로그램을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와 즉흥성이 중요합니다. 

쉬프는 또 “내일 저녁에 무엇을 먹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1년 뒤에 무엇을 연주할지 미리 정하는 건 자연스럽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그날의 제 상태, 공연장의 음향, 악기에 따라 그날 연주할 곡이 달라지고, 프로그램은 하나의 작품과도 같아집니다.

이런 공연의 배경에는 오랜 시간 탐구해온 방대한 레퍼토리가 있다. 그는 바흐에서 시작해 야나체크ㆍ바르토크까지 넓은 시대의 다양한 작품을 해석해왔다. 그는 “악보가 담긴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트럼프 비판하며 미국 공연 취소하기도

헝가리 태생의 쉬프는 또한 세계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는 예술가다. 그는 지난해 3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며 미국에서 예정된 공연을 취소했다. 또한 10여년 전부터 자국의 배타적인 우파 정권에 반대해 공연을 열지 않는다.

저에게 예술과 정치, 사회는 분리될 수 없는 관계입니다. 많은 사람이 동의하지 않겠지만, 저 역시 그들과 동의하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쉬프는 자신의 소신을 계속 유지할 뜻을 보였다.

제 의견이 현실을 바꾸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바다에 떨어지는 한 방물의 물처럼 많이 모이면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강한 신념을 강조했다.

이것은 결국 양심의 문제입니다. 부당한 일에 침묵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책임과 의무를 느낍니다.

자신의 즉흥적인 프로그램에 대해 “연주는 단순한 오락 그 이상이며 하나의 배움”이라고 설명한 쉬프의 내한 독주회는 15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8,097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