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부, 쉰들러 국제투자분쟁서 승소…3200억 배상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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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법무부 과천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우상조 기자.

대한민국 정부가 스위스 승강기 업체 쉰들러가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전면 승소했다. 약 32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도 모두 기각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14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새벽 2시 3분쯤 PCA 국제상설중재재판소 중재판정부가 쉰들러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정으로 쉰들러가 중재 절차에서 주장한 약 320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는 전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부가 중재 대응 과정에서 지출한 소송 비용 약 96억원도 쉰들러 측으로부터 돌려받게 됐다.

정 장관은 “대한민국 정부가 100% 승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분쟁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와 콜옵션 양도 등을 둘러싼 경영권 갈등에서 비롯됐다. 쉰들러는 2013~2015년 진행된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조사·감독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주가 하락 등 손해가 발생했다며 2018년 ISDS를 제기했다.

당시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였던 쉰들러는 해당 유상증자가 경영상 필요와 무관하게 계열사 지배권 유지를 위한 자금 확보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금융당국이 규제와 조사 권한을 충실히 행사하지 않아 최소 2억5900만 스위스프랑(약 5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중재 절차 과정에서 배상 청구액은 약 3200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중재판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조치가 자의적이거나 차별적이지 않은 합법적인 권한 범위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의 투자협정 위반이 인정되지 않으며 국제법상 국가 책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정 장관은 “이번 판정을 통해 국가가 공익 목적에 따라 합리적으로 수행한 규제권 행사는 국제법적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국제투자분쟁에적극 대응해 국익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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