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이란, 해상 주도권 놓고 총력전…이란 전쟁 사망자 3000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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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이란 하르그섬의 위성 사진. 이란 원유 수출량 약 90%를 담당하는 핵심 유류 수출 터미널인 하르그섬은 14일 미국의 공격을 받았다. EPA=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2주 넘게 이어지며 전황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핵심 석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을 타격하자 이란은 주변 중동 국가 주요 항만을 겨냥한 공격에 나섰다. 바닷길을 사이에 두고 해상 주도권을 잡기 위해 양측이 총력을 다하는 양상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14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어젯밤 미군은 이란 하르그섬에 대한 대규모 정밀 타격을 수행했다”며 “이 공격으로 해군 기뢰 저장시설들, 미사일 벙커들, 그리고 여러 다른 군사 시설들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군은 하르그섬에 있는 90개 이상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덧붙였다.

하르그섬은 페르시아만 북부에 위치한 22㎢ 크기의 산호초섬으로 이란 원유 수출량 약 90%를 담당하는 핵심 유류 수출 터미널이다. 연간 약 9억5000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하는 만큼 이란 경제의 핵심 기반이자 주요 전쟁 자금원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르그섬을 “이란의 왕관보석(crown jewel·가장 귀중한 자산)”으로 지칭하며 “그곳의 모든 군사 목표물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밝혔다.

하르그섬에 대한 공습은 군사시설에 한정됐다. 미 중부사령부는 “하르그섬의 석유 인프라는 보존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품위를 이유로 나는 석유 인프라는 파괴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하르그섬이 있는 이란 남부 부셰르주 주지사실은 이날 “원유 수출 터미널에 있는 회사들의 활동은 정상적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외신은 “석유 인프라가 파괴될 경우 국제 유가를 자극할 수 있는 점을 미국이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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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은 즉각 “중동 내 석유·경제·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뒤 반격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가 이란 샤헤드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푸자이라 항구는 이란이 봉쇄에 나선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원유 등을 수출할 수 있는 항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푸자이라 항구의 석유 선적 가동은 하루 동안 중단됐다가 15일 재개됐다.

이란군을 총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하탐 알안비야는 이날 “중동 내 기지가 파괴된 미국이 아부 무사, 하르그 등 우리 섬을 공격했다”며 “UAE 지도부에 경고한다. 이란은 UAE 내 주요 항구, 부두 그리고 도시 곳곳에 숨겨진 미군 미사일 발사기지를 타격해 우리의 주권과 영토를 수호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또 중동 최대 물류 허브인 UAE 두바이 제벨 알리 항구, UAE 아부다비 할리파 항구 등도 공격 대상에 올려둔 상황이다. 이란이 비미국 자산에 대해 공개적으로 위협을 가한 것은 개전 이후 처음이다. 이란은 그동안 걸프 지역 미군 기지와 미국 공관 등만을 공격 대상으로 지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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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한 남성이 공습으로 파괴된 자신의 집 앞에 서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본토와 주요 인사에 대한 공격은 이날도 계속됐다. 이스라엘군(IDF)은 성명을 통해 “전쟁 개시 이후 2주 동안 이란 서부와 중부 지역을 대상으로 400차례의 공습을 완료했다”며 “14일 하루에만 2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다른 지역에 대한 공습은 미국이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IDF는 “전날 이란 수도 테헤란을 공습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군사작전 지휘부인 ‘카탐 알안비야 비상사령부’ 정보국 소속 압돌라 잘랄리-나사브와 아미르 샤리앗을 제거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공격에서 사망한 이란 정보국 수장인 살레 아사디를 대신해 임명된 간부들이다.

인명 피해는 계속 누적되고 있다. CNN은 15일 “이란·이스라엘·레바논·UAE 등 중동 전역에서 숨진 각국 군인과 민간인이 벌써 3000명을 웃돈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주요 전장이 된 이란에서 약 2400명의 사망자가 집계되며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기반을 둔 인권단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 13일 “지난달 28일 전쟁이 시작되고 나서 이란에서 어린이 205명을 포함한 1298명의 민간인과 군인 112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이란에 이어서는 레바논이 사망자 800여명으로 뒤를 이으며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레바논에 거점을 두고 있어 이스라엘의 집중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자국에서 어린이 106명을 포함한 최소 82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인명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다. CNN은 “전쟁 이후 최소 15명의 이스라엘인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미국 측 사망자는 총 13명으로 쿠웨이트 임시 작전센터에서 이란 드론 공격으로 숨진 장병 6명과 이라크에서 공중급유기 추락 사고로 숨진 장병 6명 등이 포함된다.

이란의 무차별적인 타격 대상이 된 중동 여러 국가에서도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현재까지 최소 32명이 숨졌고, 쿠웨이트에서도 최소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개전 초기부터 인프라 피해가 컸던 UAE에서도 지금까지 최소 6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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