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전쟁 비용 18조라지만 ‘빙산의 일각’…“10년간 1500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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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해셋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경내에서 블룸버그 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의 대(對)이란 전쟁이 15일(현지시간)로 개전 16일째 맞은 가운데 전쟁 비용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케빈 해셋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최근 보고 받은 바로는 이란 공격과 관련한 비용이 120억 달러(약 17조9500억원) 소요됐다”고 밝혔다. 상세한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해셋 위원장은 현재로서는 필요한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의회에 추가 예산을 요청할지는 백악관 예산관리국(OMB)과 러셀 보트 OMB 국장이 검토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작전은 이미 우리가 보유하고 배치한 무기 체계를 활용해 수행하는 것이어서 추경 예산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 “현재까지 120억 달러 소요”
앞서 미 국방부(전쟁부)는 연방 의회 비공개 브리핑에서 지난달 28일 시작한 전쟁 비용이 첫 6일 동안 약 113억 달러(약 16조9000억원)가 투입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싱크탱크의 분석도 비슷하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개전 후 첫 100시간(약 4일) 동안 약 37억 달러(약 5조5300억원)가 소요된 것으로 추산했다. 하루 평균 약 8억9000만 달러(약 1조3300억원)가 든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수치가 겉으로 드러난 비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장비 손실과 재건 비용, 병력 유지비 등 장기적인 군사투자 비용의 추가 발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남서부 페어포드 공군기지에서 미국 공군 B-1 랜서 폭격기 합동직격탄(JDAM) 하역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장비 손실·복구 비용 등 포함 안 된 듯
이란은 최근 중동 내 최대 미군 기지인 카타르 알 우데이드 기지의 조기경보 레이더 시스템을 드론 공격으로 파괴했다고 주장했는데, 이 장비는 한 대 가격만 약 11억 달러(약 1조6400억원)에 달하는 고가 자산이다.
또 쿠웨이트가 적으로 오인해 3대가 격추됐다는 미군 소속 F-15E 전투기는 한 대 당 가격이 3억5000만 달러(약 5200억원)에 달한다. 격추된 이들 전투기 3대 가격은 10억5000만 달러(약 1조5600억원)라는 계산이 나온다. 해셋 위원장이 현재까지 든 비용이라고 밝힌 120억 달러에는 이 같은 군사 자산 손실 복구 비용은 반영되지 않았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총비용 최대 2100억 달러”
전쟁이 길어지면 총비용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펜실베이니아대 산하 ‘펜-와튼 예산 모델’(PWBM)의 켄트 스메터스 소장은 이번 전쟁의 총비용이 최대 2100억 달러(약 314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군사작전과 장비·탄약 교체 등 직접 비용만 약 650억 달러가 들고 무역·에너지·금융시장 혼란 등 추가 거시경제 비용이 약 1150억 달러 발생해 이들을 총합하면 최대 21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계산이다.
미국의 과거 전쟁 사례에서도 초기 비용 전망과 실제 결과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비용을 약 400억 달러(약 60조원)로 예상했지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와 전쟁 비용 연구 분야 권위자로 꼽히는 린다 빌메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실제 비용이 최소 3조 달러(약 4483조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공저 『3조 달러 전쟁』을 통해 발표했다.
빌메스 교수는 이번 이란 전쟁 역시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그는 지난 10일 보스턴 글로브 기고문을 통해 이란 전쟁 총비용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하고 거론되는 수치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현재 하루 평균 약 10억 달러 수준의 운영 비용을 감안할 때 전쟁이 앞으로 3~4주 더 지속될 경우 총 운영비만 최소 500억 달러(약 74조77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 비용 향후 10년간 1조 달러 웃돌 것”
빌메스 교수는 추경 예산 요청이 거의 확실시된다면서 “이러한 단기 보충 비용은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쟁이 끝난 뒤 발생하는 고가 무기 보충, 재향군인 의료·복지, 그리고 전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국가부채 이자까지 모두 포함하면 향후 10년 동안 총비용이 1조 달러(약 1495조원)를 훨씬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이러한 재정적 비용 외에 전쟁으로 인한 잠재적 비용이 더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빌메스 교수는 유가 상승, 인플레이션 가속화, 기업의 불확실성 증대, 보험 시장 혼란, 경제 성장 둔화 등을 커다란 위험요인이라고 분석한 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이러한 요인들이 실제 예산을 지출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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