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00g' 아기 주하, 171일 사투… 3.85kg 기적의 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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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에서 임신 23주 중 조기 분만으로 출생체중 500g의 초극소 미숙아로 태어난 이주하양이 6개월이 첫 외래 진료를 위해 17일 병원을 찾았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임신 23주 만에 체중 500g으로 태어나 네 차례의 수술을 이겨낸 초극소 미숙아가 171일간 집중 치료를 마치고 건강하게 퇴원했다.
17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약 6개월간 치료를 받아온 이주하 양이 지난 8일 퇴원했다.
어머니인 권계형(31)씨는 건강하게 임신을 유지해왔지만, 지난해 9월 예상치 못한 조기 진통 때문에 서울성모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응급 제왕절개 끝에 이양은 재태 연령(자궁 속 태아 연령) 23주 1일 만에 세상에 나왔다. 태아가 자궁 안에서 성장하는 정상 임신 기간은 약 40주로, 24주 미만에 태어난 신생아는 생존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산 예정일보다 약 4개월(17주) 이르게 태어난 이양은 몸의 모든 것이 매우 작았다. 특히 폐포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스스로 호흡하기 어려웠다. 이양은 신생아중환자실로 곧바로 옮겨져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며 치료를 시작했다.
이른둥이 주하의 성장사진. (왼쪽부터) 지난해 9월 태어난 지 3일째, 지난해 12월 병실에서 맞은 백일사진, 올해 3월 퇴원 5일 전. 사진 서울성모병원
호흡은 점차 안정됐지만, 또 다른 고비가 찾아왔다. 태변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은 탓에 장폐색이 발생해 생후 12일째 개복 수술을 받아야 했다. 또 망막 혈관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미숙아 망막병증 치료를 받았다. 장루 복원술 등을 포함해 총 네 차례의 전신마취 수술을 견뎌냈다. 어머니 권씨는 유축한 모유를 매일 면회 시간에 맞춰 전달하며 이양의 회복을 기다렸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여러 의료기기와 줄에 둘러싸인 채 힘겨운 시간을 버텨낸 이양은 심각한 신경학적 합병증 없이 출생 당시 몸무게 7배를 넘어선 3.85㎏으로 무사히 퇴원했다. 이는 만삭(임신 37~41주)에 태어난 신생아 평균 체중인 3.2~3.3㎏을 넘어선 수치다.
부모는 힘든 시간을 지나 세상에 나온 아이가 앞으로 삶 속에서 크게 웃기를 바라며 '주하'라는 이름을 지었다. 권씨는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보낸 모든 순간이 기적 같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기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양 아버지 이정민(32)씨는 "손바닥만 했던 아이가 이렇게 건강하게 자란 것은 의료진 덕분"이라며 "두 번째 가족처럼 함께해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민수 교수, 조경아 신생아중환자실 UM 간호사, 주치의 김세연 교수, 주하 가족, 조성민 간호사, 김현호 진료전문의. 사진 서울성모병원
이양 주치의인 소아청소년과(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 김세연 교수는 "초극소 미숙아 치료는 손상되기 쉬운 장기들의 상태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처치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번 치료는 24시간 공백 없는 진료를 유지하며 헌신한 신생아집중치료팀(윤영아·김세연·김현호·오문연·신정민·김민수 교수)의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수도권 '권역 모자의료센터'다. 24시간 다학제 협진 체계와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고위험 산모와 초극소 미숙아를 포함한 중증 신생아 치료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증·희귀 난치 소아·청소년 환자를 위한 '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을 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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