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멕시코 골키퍼 카드는 ‘한국 악연’ 오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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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오초아. [AP=연합뉴스]

“기억하는가, 기예르모 오초아(사진)를.”

한국 축구 팬들에게 이 이름은 단순한 수문장 그 이상이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신들린 선방으로 우리의 앞길을 막아섰던 ‘통곡의 벽’. 그 41세 노장이 다시 장갑을 낀다. 북중미 월드컵 본선 A조에서 한국과 마주할 공동 개최국 멕시코가 베테랑 오초아(멕시코 리그 리마솔)를 긴급 수혈하며 뒷문 단장에 나섰다.

멕시코축구협회는 지난 21일, 포르투갈(29일)과 벨기에(다음 달 1일)로 이어지는 A매치 2연전에 나설 26인 엔트리를 발표했다. 가장 시선을 끈 이름은 단연 오초아다.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해진 주전 골키퍼 루이스 말라곤(클럽 아메리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전격 복귀다.

오초아는 안토니오 카르바할, 호르헤 캄포스, 오스왈도 산체스로 이어지는 멕시코 ‘월드클래스 거미손’ 계보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다. 2005년 대표팀 발탁 이후 A매치 151경기를 소화한 그는 2006년 독일 대회부터 2022년 카타르 대회까지 5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이는 로타어 마테우스(독일),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 등 전설적인 7인만이 보유한 역대 최다 출전 타이 기록이다. 만약 이번 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밟는다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함께 ‘6회 출전’이라는 전무후무한 신기원을 열게 된다.

우리에게 오초아는 잔인한 ‘악연’의 대명사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당시, 그는 한국의 결정적인 유효 슈팅 4개를 동물적인 감각으로 쳐내며 신태용호에 1-2 패배를 안겼다. 악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8강전,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그는 김학범호를 상대로 3-6 대패의 굴레를 씌웠다. 당시 외신들은 일제히 “한국이 오초아라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혔다”고 타전했다.

카타르 대회 이후 세대교체 바람에 밀려났던 그의 복귀를 두고 멕시코 현지 반응은 엇갈린다. 경험 중심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옹호론과 순발력 저하에 따른 “불안 요소”라는 우려가 팽팽하다. 현지 매체 ‘엘 파이스’는 “실력 논쟁을 떠나 오초아의 상징성이 자국 팬들의 결집력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 분석했다.

멕시코는 1970년과 1986년에 이어 자국에서 세 번째 월드컵을 치른다. 역대 최고 성적인 8강 역시 모두 안방에서 일궈냈다. 오초아의 재발탁은 전설적인 인물을 구심점 삼아 안방에서 ‘4강 신화’를 재현하려는 멕시코 축구의 마지막 승부수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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