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13번째 ‘시범경기 1위’ 롯데 “올해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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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를 1위로 마친 롯데 자이언츠. 3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연합뉴스]

매년 이맘때면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롯데 자이언츠가 이기는 걸 보니 봄이 왔나 보다”라는 말이 농담처럼 회자된다. 시범경기에서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하다가도 정규 시즌만 시작되면 하위권으로 곤두박질치는 롯데의 행보를 꼬집는 이른바 ‘봄데(봄+롯데)’ 프레임이다.

롯데는 올해를 포함해 통산 13차례나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 KBO 리그 역대 최다 기록이다. 하지만 ‘시범경기 왕좌’가 정규 시즌의 성공으로 이어진 사례는 한 번도 없다. 시범경기 최강팀 롯데의 마지막 우승은 34년 전인 1992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쯤 되면 “시범경기 성적은 믿을 게 못 된다”는 회의론을 넘어, 우승을 하려면 오히려 시범경기에서 힘을 빼야 한다는 ‘역설적 징크스’까지 회자될 법하다.

사실 시범경기 성적은 의미가 없다. 이 시기는 승패보다 비시즌에 준비한 전술을 점검하고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율하는 ‘실험실’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각 팀은 승리를 위해 필승조를 아끼지 않거나 번트 작전을 남발하는 등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 오히려 패배를 통해 약점을 노출하고 이를 보완하는 것이 시범경기의 진짜 목적이다. 롯데가 이번 시범경기에서 8할에 육박하는 승률(8승 2무 2패)을 거둔 것을 두고, 현장 일각에서 “오버페이스”라거나 “팬들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운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선수단 내부에서는 ‘봄의 기세’를 끝까지 가져가겠다는 독기가 읽힌다.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자율 특타와 야간 보강 훈련이 일상이 됐고,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은 훈련 강도를 늦추지 않으며 기강을 잡았다. 지난해 전반기를 3위로 마쳤음에도 후반기 승률 0.365(19승 3무 33패)로 무너지며 7위로 추락했던 뼈아픈 기억이 선수들을 채찍질하고 있는 셈이다. 김 감독은 “과거와 달리 선수들 컨디션 저하가 보이지 않는다”며 젊은 유망주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롯데의 장밋빛 다짐이 현실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주장 전준우를 비롯한 선수들은 “올해는 다르다”며 선전을 다짐해 왔지만 그 다짐이 가을까지 이어진 적은 드물었다.

결국 통계는 냉정하다. 13번의 시범경기 우승을 차지하고도 34년간 단 한 번의 정상에도 서지 못했다는 사실은, 봄의 성적이 정규 시즌의 보증수표가 될 수 없음을 증명한다. 롯데는 오는 2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144경기 대장정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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