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푸틴 새벽 1시에 "우크라, 이스탄불서 만나자"…협상 제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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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휴전 합의 등을 포함한 의제를 두고 대화하자고 우크라이나에 제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모두 좋은 날이 될 것”이라며 즉각 환영의사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밤 1시에 크렘린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 당국에 오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진지한 협상을 할 것”이라며 “그 목적은 분쟁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장기적인 평화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협상을 통해 러시아만이 아니라 우크라이나도 준수하는 새로운 휴전, 진정한 휴전에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협상의 성격이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인 2022년에 시도한 평화협상의 ‘재개’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이 협상장소로 지정한 튀르키예 이스탄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022년 3월 장관급 협상을 벌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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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제안이 전해지자,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종전을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쪽과 함께 계속 일하겠다”며 “끝없는 ‘피바다’가 끝나고, 수십만명의 생명을 구하는 것을 생각해 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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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10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모여 회담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이번 휴전협상 제안은 미국과 유럽의 압박이 심화되는 가운데서 나온 행보다. 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의 유럽 4개국 정상은 전날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모여 우크라이나와 함께 12일부터 ‘조건없는 30일간의 휴전’을 제안했다. 만약 러시아가 휴전제안을 받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확대하고 에너지·금융 부문에 추가 제재를 하겠다고도 했다. 미국 역시 유럽 4개국과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휴전 제안을 지지하고 있다.

이제까지 푸틴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근 들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등을 언급하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후원자들에게 “푸틴이 우크라이나의 전부를 원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주 동안 참모들에게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길 원하지 않는다”고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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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한 직후의 유럽 4개국 정상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연합뉴스

러시아 내부적으로도 휴전으로 가기 위한 걸림돌이 어느 정도 제거된 상태다. 지난달 26일 쿠르스크주 완전 수복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푸틴은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의 기습 공격으로 서남부 쿠르스크주를 내주면서 체면을 구겼다. 서방언론들은 러시아가 쿠르스크주를 탈환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전을 매듭짓기 어렵다고 관측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대화 제안이 어느 정도로 진정성이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외교적 압박이 고조될 때마다 러시아는 부활절 30시간 휴전, 전승절 72시간 휴전 등 간헐적인 휴전을 일방 선언하며 책임론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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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협상을 제안한 11일 기자회견에서도 “우크라이나가 (전승절 휴전 제안에) 답변하지 않고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다”며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돌렸다. AFP 역시 “푸틴이 협상 제안을 하면서도 서방의 휴전 제안에는 별 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같은날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두고 “(평화를 위한) 첫걸음이긴 하지만, 충분하지 않다”며 “푸틴은 여전히 시간을 벌려고 한다”고 다소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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