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항공기 정비 사업, K항공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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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크는 항공 M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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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업체들이 항공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정비격납고에서 관계자들이 항공기를 정비하는 모습. [연합뉴스]

항공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이 국내 항공업계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이 주요 동맹국에 자국 군용기 MRO를 맡기기로 하면서 국내 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11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군용기 MRO 사업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로 국방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26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에서 미국 국방부와 항공 분야 MRO 협력을 추진하는 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해 5월 미 국방부가 발표한 ‘지역거점운영유지체계(RSF)’의 연장선 상이다. RSF는 미국이 작전 지역 인근 동맹국에서 군용기, 함정 등의 MRO를 진행해 빠르게 재투입할 수 있도록 입안된 정책이다.

미 국방부는 올해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KAI), 대한항공의 국내 사업장을 찾아 MRO 역량을 확인하기도 했다. 오경원 호원대 항공정비학과 교수는 “한국이 미국 MRO 거점이 되면, 사업성이 클 뿐만 아니라 항공기술을 발전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지난 10일 “국내 항공 MRO 산업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했다.

군용기뿐 아니라 민항기를 포함한 항공 MRO 사업은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로 꼽힌다. 삼정KPMG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 MRO 시장은 2023년 939억 달러(약 131조원)에서 2033년 1253억 달러(약 175조원)로 33.4%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항공 MRO 산업은 올해 4조2000억원으로 글로벌 규모(2023년 기준)의 약 3.2% 수준으로 비교적 작지만, 업계에서는 “그만큼 성장 가능성도 크다”는 말이 나온다.

군용기 MRO 시장도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세계 군용기 MRO 시장은 424억 9000만 달러(약 59조 원) 규모인데, 2030년 488억 1000만 달러(약 68조 원)까지 커진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한국은 지정학적 위치에서 장점이 크다”며 “군용기 MRO의 경우도 국내 업체가 수십년간 정비 경험을 축적해온 터라 수주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항공 MRO는 기체(동체·날개), 엔진(가스터빈 등), 부품(조종, 연료, 항법, 착륙계통), 운항(일상 경정비) 등 총 네 가지 분야로 나뉜다. 국내 업체 중 대한항공은 1978년부터 올해까지 MRO를 진행한 주한·주일미군 군용기가 약 3700대에 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영국 롤스로이스, 미국 프랫앤드휘트니(P&W)에서 면허를 받아 올해까지 약 1만대의 엔진을 생산했고, 약 5700대의 엔진을 정비·보수했다.

최근 각 업체는 확대되는 MRO 시장에 대비해 과감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인천 영종도에 5780억원을 들여 연면적 14만200㎡ 규모의 엔진 정비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90억원을 투입해 엔진을 생산하는 창원1사업장을 증설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의 MRO 사업 전담 자회사 한국항공서비스(KAEMS)는 경남 사천에 2481억원을 들여 MRO 사업단지 확장에 나섰다.

천상필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는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부처별 로 산재한 항공산업 육성 기능을 한데로 모아 컨트롤 타워를 세워야 한다”며 “전폭적인 세제지원과 각종 인증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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