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행정수도 완성도 정파별 따로따로”…계속되는 세종시 정치권 대립
-
3회 연결
본문
단체장 소속 정당과 지방의회 다수당이 서로 다른 세종시의 정치적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행정수도 완성 대선 공약 기획 세미나'를 두고서다. 지난해 세종시장은 시의회에서 주요 사업 예산안이 부결되는 등 각종 사업에 제공이 걸리자 단식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행정수도 세종 완성 대선공약 공동기획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과 시의원 등만 참석했다. 사진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세미나에 민주당 불참
15일 세종시와 각 정당,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2시 국회에서 '행정수도 세종 완성 대선 공약 공동 기획’ 세미나가 열렸다. 이 행사는 세종지역 사회단체인 세종사랑시민협의회와 한국지방자치학회가 공동 주관했다. 각 정당의 행정수도 관련 공약을 직접 듣고, 세종시 역할과 기능을 재조명하기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세미나 참석자는 국민의힘 측 인사로 채워졌다. 최민호 세종시장을 중심으로 국민의힘 소속 장동혁·성일종·강승규·김소희·양향자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반면 세종시에 지역구를 둔 강준현(더불어민주당)·김종민(무소속)국회의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강준현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국민의 힘에서 주도하는 것이고, 선거 앞두고 보여주기 식의 이벤트라고 판단해 가지 않았다”라며 “이런 행사를 하려면 선거가 없을 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헹정수도 세종 완성 대선 공약 공동 기획'세미나에 참석한 인사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 세종시
강 의원 이외에 다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현장에 나오지 않았다. 이언주 이재명 캠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은 영상으로 '행정수도 완성 공약' 발표를 대신했다. 개혁신당에서는 천하람 상임선거대책위원장만 나와 '행정수도 공약'을 설명했다. 세종시의원도 국민의힘 소속 2명만 왔다. 세종시의원 20명 가운데 13명은 민주당, 나머지 7명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전국 광역 의회 가운데 이런 정치지형인 곳은 세종시가 유일하다.
이에 황순덕 세종사랑 시민협의회장은 “행정수도 건설은 여야 정파를 떠나 추진해야 할 국책사업”이라며 “이런 행사에도 정파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는 것을 보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왼쪽)이 세종시청 앞 서쪽 광장에서 단식중인 최민호 세종시장을 찾아 손을 잡고 대화하고 있다. 뉴스 1
세종시장, 의회 예산 삭감에 단식하기도
세종시 여소야대에 따른 정치적 갈등은 또 있었다. 세종시의회는 지난해 9월 10일 세종시가 제출한 12개 사업비 24억7943만원을 삭감했다. 여기에는 ‘세종 빛 축제’ 예산 6억원과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사업비 14억5200만원 등도 포함됐다. 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하는 바람에 국제 행사 승인까지 받은 정원박람회는 무산됐다. 당시 세종시의회는 “재정 상태가 나빠져 예산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22년 6월 최 시장 취임 이후 세종시의 이런저런 업무는 대부분 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의회는 지난해 4월 출자·출연기관 임원추천위원 가운데 시장 몫을 종전 3명에서 2명으로 줄이고 의회 몫을 2명에서 3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조례안을 처리하기도 했다. 정부와 세종시는 금강 세종보(湺)가동을 추진하고 있지만, 세종시의회 민주당은 반대한다. 이 때문에 세종시 행정은 사실상 민주당 의회가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최 시장은 지난해 10월, 6일 동안 단식했다.

국민의힘 소속 세종시의원들이 지난 10월 8일 세종시청 앞에서 삭발식을 하고 있다. 이들은 최민호 세종시장의 핵심 공약인 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개최를 위한 예산안 통과를 촉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최 시장은 당시 “최후의 수단으로 단식을 택했다”라며 "여야가 생각하는 게 다르더라도 국가나 주민을 위해 필요한 사업은 힘을 모아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