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손흥민 15년만에 꿈 이뤘다…토트넘, 맨유 1-0 꺾고 정상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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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리그 우승 확정 직후 무릎을 꿇고 기뻐하는 손흥민(가운데). [AP=연합뉴스]
손흥민(33)이 프로 데뷔 후 15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며 꿈을 이뤘다.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가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정상에 등극했다.
토트넘(잉글랜드)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를 1-0으로 꺾었다.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23·웨일스)이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본 손흥민(가운데).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벤치에서 출발한 손흥민은 후반 22분 교체투입됐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수비적으로 내려서 역습을 노리면서 한골 차 승리에 힘을 보탰다.
손흥민은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 “10년간 찾아 헤맨 마지막 퍼즐을 맞추고 싶다”는 열망을 나타냈는데, 마지막 퍼즐인 우승을 이뤄냈다.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해 10년 동안 준우승만 3차례 그쳤던 손흥민이 마침내 한을 풀었다. 2016~17시즌 프리미어리그 준우승을 기록한 손흥민은 2018~19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리버풀에 졌고, 2020~21시즌 맨체스터시티와의 리그컵 결승에서도 눈물을 흘렸다.
손흥민은 경기 후 눈물을 펑펑 흘렸다. 경기 전에 “한국인이라서 자랑스럽다”고 말한 손흥민은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기쁨을 만끽했다.
토트넘은 1984년 UEFA컵 이후 41년 만에 유럽대항전 우승을 차지했고, 2008년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프리미어리그 17위에 그치고 있는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다음 시즌 최상위 대회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유로파리그 우승팀에 주어지는 1095만 파운드(약 204억원)를 비롯해 챔피언스리그 출전에 따른 수당 및 중계권료로 1000억원 이상을 챙길 수 있게 됐다. 반면 프리미어리그 16위에 머물고 있는 맨유는 2021년에 이어 또 다시 유로파리그 준우승에 그쳤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명단에서 제외돼 벤치에서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봤다. 손흥민이 발 부상을 털어내고 지난 주말 33일 만에 선발 복귀했지만,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몸 상태가 아직 100%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였다. 앞서 토트넘 공격수였던 해리 케인이 2018~19시즌 리버풀(잉글랜드)과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부상에서 막 돌아와 무리하게 선발 출전했다가 0-2 패배를 막지 못한 사례가 있다. 또 손흥민은 최근 임신 협박 사생활 이슈로 마음 고생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2-3-1 대신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데얀 클루셉스키와 제임스 매디슨, 루카스 베리발 등 창의적인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수비 성향이 좀 더 강한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 3명을 내세워 중원을 두텁게 했다. 맨유 미드필더인 대회 득점 공동 선두(7골)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우승 경험이 풍부한 카세미루에 맞서기 위한 전략이었다. 양쪽 측면에 활동량이 많은 히샬리송(브라질)과 존슨(웨일스)을 배치했다.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선제골을 만들어낸 존슨(가운데). [AP=연합뉴스]
어쨌든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도박은 적중했다. 토트넘이 전반 42분 존슨이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파페 사르가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존슨이 발을 갖다 댔다. 공은 맨유 루크 쇼 몸에 맞았고, 존슨이 골키퍼쪽을 향해 넘어지며 발을 쭉 뻗었다.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벤치에 있던 손흥민은 뛰쳐나와 본인이 골을 넣은 것처럼 기뻐했다. 일단 UEFA는 자책골 대신 존슨의 득점으로 인정했다. 전반은 토트넘이 1-0 리드를 잡은 채 종료됐다.
수비에도 적극 가담한 히샬리송이 벤치로 교체 사인을 보냈고, 후반 22분 손흥민이 주장완장을 넘겨 받고 토트넘 팬들의 박수 속에 그라운드에 들어갔다. 왼쪽 윙포워드로 나섰다.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22일 맨유와의 유로파리그 결승에 교체투입돼 볼경합을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토트넘은 후반 23분 동점골을 허용할 뻔 했다. 프리킥 후 공중볼을 처리하려던 토트넘 골키퍼 바카리오가 솔랑키와 부딪혀 공이 흘렀다. 맨유 공격수 라스무스 호일룬이 빈 골문을 향해 헤딩슛을 쐈는데, 토트넘 중앙수비 미키 판더펜이 몸을 날려 공을 걷어냈다. 한 골과 다름없는 수퍼 세이브였다. 교체투입된 맨유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후반 29분 쏜 슛을 비카리오가 쳐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33분 선제골을 만들어낸 존슨을 뺐다. 수비수 케빈 단소를 투입해 파이브백으로 걸어 잠궜다. 손흥민도 왼쪽 윙백처럼 내려서 수비에 가담했다.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한 토트넘 손흥민(오른쪽)이 옛 동료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포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후반 31분과 36분 손흥민의 공격은 상대 태클에 저지 당했다. 후반 40분 손흥민이 절묘한 위치로 프리킥을 찼고, 바운드 된 공을 향해 단소가 발을 뻗었지만 닿지 않았다. 맨유는 중앙수비 매과이어를 공격으로 올려 파상공세를 펼쳤고, 토트넘은 완전히 내려서 막아냈다. 후반 추가시간 7분이 주어진 가운데 루크 쇼의 헤딩슛도 비카리오가 쳐냈다.
결국 토트넘이 한 골 차 승리를 지켜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무릎을 꿇고 기뻐했다. 그리고 동료의 품에 안겨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

태극기를 두르고 기뻐하는 손흥민. [사진 스포티비 중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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