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4조 M&A 이어 삼바 분할까지…이재용의 삼성, 의사결정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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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5000억원에 인수(8일),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 2조4000억원에 인수(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22일)….

5월 한 달간 일주일 안팎 간격을 두고 이뤄진 삼성의 행보다. 이재용 호(號) 삼성의 의사결정 시계가 빨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그룹 사정에 정통한 삼성전자 사장급 출신 인사는 “‘톱다운’식 의사결정 체계가 명확한 삼성그룹 특성상 (바이오사업부 차원이 아니라) JY(이재용)의 결단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삼성 웨이』의 저자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지난 2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 회장이 바이오 사업에서 또 하나의 승부수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이 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이 회장이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지분율 19.76%)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지분율 43.06%)이기도 하다. 향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장할 경우 삼성물산이 대규모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직스는 최근 그룹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 21일 기준 시가총액은 78조2914억원이다. 모회사인 삼성물산(23조6267억원)의 3.3배에 달한다. 경영권 측면에서 이 회장의 최대 과제는 삼성전자 지분 확대다. 최근 반도체 부문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삼성바이오가 이 회장의 자금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로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가 일부 줄어들더라도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가 독립적으로 부각돼 삼성물산 자회사 가치 평가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 측은 지배구조와 관련한 의사결정이란 해석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적분할은) 순수하게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키우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CFO는 “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에피스가 서로 윈윈하는 구조로 만들겠다는 비즈니스적인 목적과 배경 때문에 분할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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