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멕시코 오픈에서 3위에 오른 강혜지. 대회 기간 내내 미니언즈 캐릭터가 그려진 노랑 양말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EPA=연합뉴스

베테랑 강혜지(34)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멕시코 리비에라 마야 오픈(총상금 250만 달러)에서 3위에 올랐다.

강혜지는 26일 멕시코 킨타나오로주 플라야 델 카르멘의 엘 카말레온 골프 클럽(파72·658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를 적어낸 그는 올 시즌 데뷔한 일본의 이와이 치사토(12언더파 276타), 재미 교포 제니 배(6언더파 282타)에 이어 3위로 마쳤다.

지난 2009년 LPGA 투어에 입문한 강혜지는 지난해 20개 대회에 출전해 그중 13개 대회에서 컷 탈락하는 등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올 시즌 두 번의 대회도 모두 컷 탈락으로 마무리했다. TOP 10에 이름을 올린 건 지난해 7월에 열린 2인 1조 대회 다우 챔피언십에서 김인경과 짝을 이뤄 공동 3위에 오른 이후 10개월 만이다.

3라운드까지 4언더파를 쳐 리더보드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린 강혜지는 7번 홀(파5)과 10번 홀(파3)에서 잇달아 보기를 범하며 주춤했지만, 이어진 11번 홀(파4)에서 버디를 적어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13번 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했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도 또 하나의 버디로 타수를 줄였다.

대회 종료 후 “그동안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경기에 집중하는 방법을 잊고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 그는 “동료 선수들의 좋은 플레이를 보며 차분하게 집중하는 느낌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혜지는 대회 내내 착용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미니언즈 양말로도 주목 받았다. “대회에 앞서 남자친구가 네 켤레를 사줬다. 1라운드부터 한 켤레씩 바꿔가며 신었다”고 밝힌 그는 “처음엔 ‘이런 것도 있구나’ 생각했지만, 매 라운드 좋은 성적을 내면서 눈길이 갔다. 이 양말이 행운을 가져다 준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신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최혜진과 이소미, 신지은은 나란히 최종 합계 4언더파 284타를 기록해 공동 4위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최혜진과 신지은은 올 시즌 두 번째 TOP 10이며 이소미는 첫 번째다. 1988년생 이정은은 최종 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 16위에 랭크됐다.

한편 우승의 영예는 올 시즌 LPGA 투어에 데뷔한 이와이에게 돌아갔다. 우승 상금은 37만5000달러(5억1000만원)다. 제니 배에 한 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그는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기록해 마지막 날에만 6타를 줄이며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와이는 지난해까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통산 6승을 거둔 선수로, 올해 LPGA 투어 무대에 처음 참여했다. 앞선 7개 대회에서는 단 한 번도 TOP 10에 이름을 올리지 못 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일약 우승자의 지위에 오르며 신인왕 포인트 랭킹 2위로 뛰어올랐다. 1위는 올 시즌 한 차례 우승과 TOP 10 5회를 기록한 일본의 다케다 리오다.

우승자 일본의 이와이 치사토.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