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내 편의점·미용실 다 공짜…"무서운 회사" 토스 일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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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더중플 - 토스연구
간편송금’에서 시작해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한 토스(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하고 있는 서비스 만큼이나 토스의 일거수일투족은 늘 업계 주목을 받아왔는데요. 누구나 대표처럼 일할 수 있는 극강의 자율성을 지향하는 조직 문화는 ‘일잘러의 산실’이자 밤새 불빛이 꺼지지 않는 서울 테헤란로의 ‘토양어선’(토스+원양어선)이란 평가를 동시에 만들어냈죠.
오늘의 ‘추천! 더중플’에선 올해 미국 증시 상장에 도전하는 토스의 모든 것을 샅샅이 파헤친 리포트를 모았습니다. 창업자인 이승건 대표를 포함한 토스의 최고위 경영진, 전현직 직원, 투자자(VC) 등 30여 명을 두루 만나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토스의 성장 비결, 늘 논란의 대상이 되는 유난한 조직 문화, 남아있는 과제까지 하나하나 분석했습니다. 팩플은 소비자·투자자 입장에서 알아야 할 혁신 기술과 비즈니스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룹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김혜미 디자이너
2020년 5월 8일, 이승건 토스 대표는 이례적으로 들 떠 있었다. 사무실엔 폭죽과 환호가 터졌다. 토스가 앱 출시 5년 3개월만에 처음 월간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때였다. 이 대표는 샴페인을 들고 “오늘 하루는 조금 퍼져서 즐겨도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토스 팀원들은 ‘전 직원 하와이 포상 휴가’의 꿈에 부풀었다.
그런데 그날, 누군가 메시지 하나를 슬랙(업무용 메신저) 스크래핑(scraping)팀 채널에 올렸다. 토스 앱에서 한번에 볼 수 있게 외부 정보를 모으는 일을 하는 팀이었다. “안녕하세요. (코로나 19) 긴급재난지원금 조회 서비스가 공인인증서 때문에 조회하기 어렵다는 기사를 보고, 스크래핑으로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문의 드리러 왔습니다.” 발신시각은 5월 8일 0시 4분.
메시지는 들뜬 분위기를 뚫고, 큰 파장을 만들었다. 어버이날이자 금요일이던 이날 오후 2시 26분, 슬랙 채널 목록에 ‘재난지원금’이 추가됐고, 재난지원금 조회·신청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팀이 구성됐다. 재난지원금 신청 시작은 월요일. 주어진 시간은 금토일 3일이 전부였지만, 주말을 반납하고 일하려는 사람들이 하나 둘 채널에 모여 들었다.
채널 개설 1시간 뒤, 카드사별 신청 방법을 정리한 문서가 공유됐고 오후 7시 30분 킥오프 미팅을 열어 ‘ASAP(가능한 빨리) 오픈’이란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오후 10시 50분, 서비스 개발이 완료됐다. 채널 개설 8시간 24분 만이었다. 토요일엔 사내 카페 ‘커피 사일로’ 바리스타들도 출근해 의욕을 불태웠고, 오전 11시 서비스가 오픈됐다. 이 대표에게 사전 보고한 사람도 없었다. 토스 팀의 전설로 남은 주말이었다.

서울 강남구 토스 본사 안에 있는 편의점. 라면과 과자 같은 각종 간식 뿐 아니라 머리끈이나 칫솔 등의 생필품도 있다. 토스는 총 7곳의 사내 편의점을 운영 중이고, 직원들은 모두 무제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사진 토스
업계에서 토스는 이처럼 밤낮 없이, 무진장 일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토양어선(토스+원양어선) 같은 말도 생겼다. 이 대표는 “우리 조직 설계 이론의 핵심은 결국 ‘일은 나한테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야’ 같이 생각하는 사람 비율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그건 절대 안바뀐다”고 했다.
이런 문화 덕에, 토스는 업계가 주목하는 고속성장을 이뤘다. 다만, 악명도 높다. 자유로운 출퇴근 제도는 실상 퇴근 후에도 계속 일해야 하는 분위기로 이어졌다. 비공식 ‘전세계에서 슬랙 메시지를 가장 많이 주고 받는 회사’로 알려질 만큼 종일 업무 메시지가 오간다. 식비 100% 지원, 간식·음료와 생필품까지 무제한 제공하는 사내 편의점과 카페, 무료 사내 미용실 등 화려한 복지 역시 ‘토스는 무서운 회사’란 평가로 이어진다. ‘다른 것 신경 끄고 오로지 일만하라’는 압박으로 받아들인 사람들도 있기 때문.
그러나 이런 악명에도 토스는 여전히 강점이 뚜렷한, 촉망 받는 회사다. 스타트업 재직자들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일하는 방식을 알고 싶은 회사’ 1위로 토스를 꼽는다. 힘들게 일한 만큼 보상도 큰 걸로 유명하다. 토스의 이런 조직문화와 동력, 어디에서 시작됐고 또 언제까지 이어질까. 토스는 정말 직원을 쥐어짜는 회사일까, 아니면 성장시키는 회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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