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 "중동 늪에 빠진 미국, 동방에 자원 투입 못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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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중국중앙방송(CC-TV)가 이란 관영 매체를 인용해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 소식을 메인 뉴스 10번째 꼭지로 보도했다. CC-TV 캡처

중국은 이란 핵시설을 폭격한 미국이 중동에 발목이 잡히면서 중국을 본격적으로 견제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영 신화사 산하의 SNS인 ‘뉴탄친(牛彈琴)’은 22일과 23일 잇따라 논평을 내고 “이란의 보복과 중동의 혼란으로 미국은 중동에서 철수해 동방의 대국(중국을 지칭)을 응대하겠다는 계획이 연기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인민일보와 중국중앙방송(CC-TV)은 핵 시설의 사전 철수로 피해가 미비하다는 이란 매체의 주장을 그대로 전했다.

뉴탄친은 22일 우선 이란 폭격이 중국에 세 가지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첫째, 미국은 결국 퇴장할 것이라며 "선전포고 없이 전쟁을 시작하고 승리를 말하지만, 주권 국가에 대한 공공연한 침략"이라고 강조했다. 둘째, 이란 정권의 최종 운명과 관계없이 혼란의 충격파는 중동 전역으로 번질 것이라며 과거 리비아·이라크·시리아 사례를 언급했다. 셋째, 이란의 보복과 중동의 혼란으로 미국의 오랜 염원인 중동 철수와 ‘동방 대국’에 대응하는 계획은 연기됐다고 강조했다.

뉴탄친은 23일에는 미국의 실패 가능성을 부각했다. 폭격 이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표는 “공을 잘 쳤다고 말하지 않고, 공을 맹렬하고 정확하게 때렸다”는 취지라며 깎아내렸다. 이어 “생존에 위협을 느낀 이란 지휘부가 비대칭 공격을 개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승인했다”며 “만약 봉쇄가 실행되면 국제 유가가 폭등하고 중국의 이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은 침략을 비난하고 평화를 요구하지만, 큰 전쟁의 시대를 맞아 더 맹렬한 폭풍과 비바람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미국의 폭격을 강하게 규탄했다. 22일 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감시하는 핵시설을 공격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미국의 행위는 유엔헌장 원칙과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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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푸충 주유엔 중국대사가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을 비난하고 있다. 로이터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3일 이례적으로 종합면이 아닌 16면 국제면 사이드에 관련 기사를 싣고 중국내에서 이슈의 확산을 막았다. 신문은 “이란 외교부가 성명을 내고 평화적 목적을 위한 이란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폭격은 ‘야만적인 군사 침략’을 강력히 규탄했다”고 전했다.
관영 CC-TV는 전날 메인뉴스의 10번째 꼭지에서 3분 11초 분량으로 이란 폭격을 보도했다. 방송은 “이란은 이미 사전에 세 곳 핵 시설의 철수를 단행해 이들 구역에서 방사성 물질의 누출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푸충(傅聰) 주유엔 중국대표는 22일(현지시간) 긴급 소집된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중국·파키스탄이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휴전, 민간인 보호, 국제법 준수, 대화와 협상을 촉구하는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제안했다”며 안보리 차원의 조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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