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5.16 이후 첫 문민 국방장관’ 안규백 지명...국방은 ‘개혁’, 외교·통일은 ‘경륜’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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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첫 국방부 장관에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64·5선·서울 동대문구갑) 의원을 지명했다. 안 후보자가 최종 임명되면 1961년 5·16 군사 쿠데타 이후 64년 만의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된다. 지난해 12·3 비상 계엄 사태로 정치 개입 논란에 휘말린 군 내부 개혁에 방점을 두기 위한 포석이란 평가다.
대통령실은 23일 안 후보자를 비롯해 외교부 장관에 조현 전 주유엔 대사, 통일부 장관에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지명한다고 밝혔다. 보훈부 장관으로는 권오을 대한민국헌정회 부회장을 지명했다.
이로써 이재명 정부의 1기 외교·안보 진용이 꾸려졌다. 국방은 군 개혁에, 외교·통일은 경륜과 안정성에 주안점을 뒀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특히 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대선 기간 밝힌 ‘문민 장관’ 원칙과 부합하는 인사라는 평가다. 육군 방위병 출신의 안 의원은 지난 2008년 18대 비례대표(통합민주당)로 국회에 입성한 이후로 줄곧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한 ‘국방통’으로 꼽힌다. 2015년 국정감사에서 한국군의 전투기 사업인 KF-X 보라매(현 KF-21) 개발 사업의 난맥상을 지적하며 주목 받기도 했다.
18·19대 국회에선 전반기 국방위 간사와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을, 20대에선 후반기 국방위원장을 맡았다. “군에 대한 이해가 깊고 합리적”이란 평가가 군 내부에서도 나온다.
역대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은 3대 이기붕, 6대 김용우, 10대 권중돈, 9·11대 현석호 전 장관 등 5차례 있었다. 1961년 5·16 군사 쿠데타 이후엔 육군 예비역들이 주로 발탁됐으며,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이 다수였다. 역대 장관 50명 가운데 26명이 육사 출신이다. 안 후보자가 최종 임명되면 현석호 전 장관 이후 이후 64년 만의 첫 문민 장관이 된다.
국방부 장관은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군정·군령권을 포함, 국방에 관한 모든 사무를 관장한다(국군조직법 제8조 등). 헌법상 문민 통제 원칙에 따라 현역 군인은 국무위원인 국방부 장관이 될 수 없는데, 지금까지 예비역 대장·중장 등 군 출신들이 주로 맡아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안 후보자가 장관이 될 경우 군에 대한 민주주의적 통제를 강조하는 헌법 정신이 실현된다는 의미가 있다.
이 대통령이 문민 국방장관을 인선한 건 계엄 사태 극복의 의미가 있다. 군은 지난해 윤석열 정부에서 12.3 비상계엄으로 민주화 이후 약 40년 만에 정치적 목적으로 동원됐다는 오명을 다시 쓰고 큰 상처를 입었다. 특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육사 출신 후배 장성들을 중심으로 계엄을 모의 및 주도하면서 장병들을 계엄군으로 동원해 조직을 욕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규백 윤석열 내란 국조특위 위원장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첫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24.12.31.
안 후보자의 지명은 군 개혁과 기강 잡기에 방점을 두되, 군의 사기 진작에도 무게를 두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한 군 관계자는 “오랫동안 국방위원회에 몸 담은 전문가로 군 본연의 역할과 고충을 어떤 예비역보다 잘 이해하는 인사”라고 말했다.
직업 외교관 출신인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시절 외교부 2차관(2017년 6월~2018년 9월)에 이어 1차관(2018년 9월~2019년 5월)을 연이어 지낸 이례적인 경력의 소유자다. 양자와 다자 외교를 두루 총괄해 실무 경험이 풍부하다. 조 후보자는 통상기구과장, 다자통상국심의관, 국제경제국장 등을 지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근무 경험도 있어 통상 업무에 밝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도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명 정부 외교안보 사령탑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는 외시 13회 동기로, 호흡을 맞추기 좋은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언론인 출신의 5선 중진 의원이다. 2004년 6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제 31대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장관 시절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독대한 경험이 있다. 특히 개성공단 건설은 정 후보자가 장관 시절에 이룬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 후보자는 15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경북 안동에 출마해 당선, 최연소(39세)이자 경북 지역 유일한 민주당 당선자로 주목받았다. 16·17대 총선에서는 같은 지역구에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국회 사무총장도 지냈다. 지난 4월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 캠프에 합류해 민주당 중앙선대위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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