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본여행 가도 되나요?"…'7월 대지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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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일본행 이용객이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직장인 A씨는 올여름 휴가로 일본 여행을 고려하고 있다. 가장 큰 걱정은 소셜미디어(SNS)에서 퍼지고 있는 ‘7월 대지진설’이다. 그는 “여행 성수기인데도 항공권이 10만 원 아래까지 내려가서 가고 싶지만, 친구와 가족들이 큰 지진이 날 수 있다며 말리고 있어서 아직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에 일본에서 재앙 수준의 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되면서 일본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SNS에는 ‘일본 여행을 취소해야 하느냐’는 문의가 잇따르는 한편, 지진 대피소의 위치나 행동 요령 등의 정보도 공유되고 있다.

군발지진에 전설의 심해어까지…대지진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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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카라 열도 인근 해역에서 21일부터 27일까지 발생한 규모 4 이상의 지진(노란색 원)이 25회나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 제공

이렇게 일본 지진에 대한 공포가 커진 건 최근 대지진의 전조로 알려진 현상들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서남부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 인근에서는 일주일 전부터 ‘군발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군발지진은 특정 지역에 일시적으로 작은 규모의 지진이 다수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 기상청과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1일부터 27일까지 도카라 열도 인근에서 규모 1 이상의 지진이 500회 가까이 발생했다. 이 중 규모 4 이상은 총 25회였으며, 규모 5를 넘는 지진도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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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부산 해역에서 잡힌 돗돔. 길이가 170cm에 이른다. 사진 SBS 캡처

‘전설의 심해어’로 불리는 돗돔이 부산 해역에서 잇따라 잡힌 것도 대지진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지난 23일 부산 인근 대한해협에서 길이 1.7m에 달하는 대형 돗돔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올해만 벌써 다섯 번째 포획 사례다. 돗돔은 수심 400~500m 심해에 서식하기 때문에 어민과 낚시객 사이에선 ‘용왕의 허락을 받아야 잡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돗돔의 출몰을 ‘7월 일본 대지진설’의 징조로 해석하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시한폭탄’ 상황이지만…7월 장담 못 해”

7월 대지진설은 일본 만화가 다쓰키료가 그린 ‘예언 만화’에서 시작됐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예언해 화제가 된 다쓰키 작가는 만화에서 ‘2025년 7월에 진짜 대재앙이 일본에 닥친다’고 밝혔다.

정말 7월에 일본에서 재앙 수준의 지진이 발생할까. 지진 전문가인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에게 7월 대지진설에 관해 물었다. 그는 일본이 언제 대지진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한폭탄’ 같은 상황이라고 경고했지만, 그 시점을 7월로 단정할 만한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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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중앙포토

7월 대지진설 때문에 일본행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정말 위험한가
주변에서도 ‘일본 여행을 가도 되는 거냐’고 많이 물어본다. 현재 지진의 위험성이 높은 건 과학적으로 틀림없는 사실이다. 큰 지진이 나기 전까지는 항상 위험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비해야 한다. 다만 지진 발생 시점이 7월이 될지는 장담을 못 한다.
최근 군발지진이 일어난 것도 대지진의 전조인가
아무리 판과 판이 충돌하는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3일 동안 규모 4 이상의 지진이 한 자리에서 20번 이상 관측되는 건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 정도 규모의 지진들이 계속 날 정도로 힘이 매우 많이 쌓여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 현상이 단층들을 더 약화시켜서 큰 지진이 나기 좋은 길을 닦아 놓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심해어 출몰을 대지진의 징조라고 주장하는데
단층대에 응력이 쌓이면서 만들어진 전기장으로 인해 심해어가 표층으로 올라오거나 두꺼비가 우르르 산 아래로 내려오는 등 생물체가 이상 행동을 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심해어가 표층으로 올라오는 건 다른 여러 가지 이유도 있기 때문에 꼭 지진의 전조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日 정부 “30년내 난카이 대지진 80%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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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3일 일본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주택가에서 지진으로 인해 무너진 건물에 차량이 깔려 있다. 중앙포토

일본 내에서도 난카이 대지진 발생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 일본 남부 해역의 난카이 해곡에서는 규모 8~9의 초대형 지진이 100~150년 주기로 반복됐다. 가장 최근에는 1940년대에 발생했는데 이후 80여 년이 흘렀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앞으로 30년 이내에 80%의 확률로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망자가 최대 29만 8000명에 달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줄 것으로 추정했다.

홍 교수는 “난카이 대지진이 임박한 건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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