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뇌우로 4시간38분 걸려...첼시, 벤피카 꺾고 클럽월드컵 8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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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와 벤피카의 클럽월드컵 16강전이 열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 인근에 뇌우가 발생해 경기가 중단됐고, 4시간38분 혈투 끝에 첼시가 4-1로 이겼다. [AP=연합뉴스]

4시간38분.

29일(한국시간) 첼시(잉글랜드)와 벤피카(포르투갈)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16강전이 킥오프돼 끝나기까지 소요된 시간이다.

첼시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벤피카에 1-0으로 앞서가던 후반 41분, 추가 시간까지 10분 남짓 남기고 경기가 중단됐다.

먹구름이 잔뜩 끼고 인근에 뇌우 경보 발령으로 선수들은 라커룸으로 들어갔고, 2만5929명의 관중들도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미국에서는 야외 스포츠의 경우 8마일(12.9㎞) 내 낙뢰가 감지되면 30분간 기다려야 하고, 만약 그 사이에 낙뢰가 계속 확인되면 다시 30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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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가 벤피카를 꺾고 클럽월드컵 8강에 진출했다. [AP=연합뉴스]

결국 117분, 거의 2시간 기다림 끝에 경기가 재개됐다. 첼시는 후반 추가시간 앙헬 디 마리아에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줘 연장을 치러야 했다. 첼시는 크리스토퍼 은쿤쿠, 페드루 네투, 키어넌 듀스버리홀의 릴레이골로 4-1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이날 한국시간 오전 5시 킥오프된 경기는 오전 9시38분에야 끝났다.

이번 대회에서 기상 악화로 경기가 중단된 건 이번이 벌써 6번째다. 앞서 울산 HD는 지난 18일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와 맞붙은 올란도 인근에 낙뢰가 감지돼 킥오프가 65분이나 미뤄진 바 있다. 지난 21일 올랜도에서 열린 벤피카-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전도 5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참가 선수들은 악천우로 인한 경기 중단으로 고생하고 있다. 특히 유럽 프로축구 휴식기에 열려 과도한 경기 일정 탓에 선수들의 번아웃과 부상 위험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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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을 이끌었던 위르겐 클롭. [로이터=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을 지휘했던 위르겐 클롭(58·레드불 풋볼그룹 글로벌 축구총괄)은 이날 독일 매체 벨트암존탁과 인터뷰에서 “클럽월드컵은 축구 역사상 최악의 아이디어”라며 FIFA를 향해 작심발언했다.

클롭은 “축구와 무관한 이들이 (클럽월드컵 같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며 “지난해 코파 아메리카와 유로(유럽축구선수권대회)가 있었고, 올해는 클럽월드컵, 내년에는 월드컵이 열린다. 선수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회복할 시간이 없다.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은 시즌 후 4개월간 휴식을 취하는 반면 버질 판데이크(리버풀 수비수)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FIFA는 올해부터 클럽월드컵 참가팀을 32팀으로 늘리고 한 달간 우승을 경쟁하도록 포맷을 확장 개편했다. 그러나 클럽월드컵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24~25시즌 종료 후 3주 만에 시작돼 2025~26시즌 개막 4주 전에 끝난다. 클롭은 “선수들이 전례 없는 부상을 당할까봐 우려된다. 다음 시즌이나 월드컵 이후 발생할 것”이라며 “우리는 선수들에게 매번 마지막 경기처럼 임하길 주문하면서, 일년에 70번, 75번이나 말한다. 그러나 이는 불가능하다. 선수들의 휴식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결국 축구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 했다.

대회 흥행도 실패로 향하는 분위기다. AP 통신에 따르면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48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경기장 빈좌석이 100만석에 달했다. 경기장 수용인원의 약 56.7%만 채웠다. 특히 울산과 마멜로디전이 열린 올랜도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에는 대회 최소관중인 3412명만 찾았다.

이날 또 다른 16강전에서는 파우메이라스가 브라질 라이벌 보타포구를 연장 끝에 1-0으로 꺾었다. 파우메이라스는 첼시와 4강행을 다툰다. 이번 대회는 8강 진출팀 중 7팀이 유럽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른 대륙팀들이 유럽 챔피언스리그 같은 대회에 초청돼 들러리 신세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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