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차량이 비틀거린다"…비번날 2.2㎞ 쫓아가 음주운전 적발한 경찰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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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7일 오후 10시 40분쯤 대전시 유성구의 한 도로. 운동을 마치고 귀가하던 대전유성경찰서 소속 임영웅 순경은 2차선을 달리던 검정색 팰리세이드 차량이 비틀거리며 차선을 넘나드는 모습을 발견했다. 커브길에서는 아예 차선을 절반이나 넘었다.

지난 5월 27일 밤 대전시 유성구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으로 추정되는 검정색 팰이새이드 차량이 차선을 넘나들며 주행하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임 순경은 ‘음주운전’을 직감했다. 교통안전계에서 근무하는 그는 음주운전 차량의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임 순경은 곧바로 112에 전화를 걸어 “음주 의심이 하나 있다”고 신고했다. 운전자가 차선을 유지하지 못하는 데다 몇 번이나 다른 차량과 부딪힐 뻔했다는 상황도 알렸다.
차선 넘나들며 운전…하차 요구에 골목 도주
음주운전에 따른 사고를 우려한 임 순경은 곧바로 추격에 나섰다. 교차로에서 좌회전한 차량은 임 순경이 경적을 울리며 정차를 요구하자 잠시 멈추는 듯했다. 차에서 내린 임 순경은 팰리세이드 차량으로 다가가 창문을 두드리며 음주운전 여부를 물었다. 운전자는 “나 술 먹었다”며 음주운전을 시인했다. 임 순경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하차를 요구하자 운전자는 그대로 골목으로 도주했다.

대전유성경찰서 음주운전 차량 추격 검거
차량은 ‘끼익~~ 하는 굉음을 내며 좁은 골목을 질주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이면도로 한쪽에 멈춰 섰다. 임 순경이 맨 처음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발견하고 추격에 나선 뒤 2.2㎞쯤 지난 시점이었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는 임 순경에게 “왜 자꾸 따라오느냐”고 소리를 질렀다. 임 순경이 음주운전 여부를 추궁하자 그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만취 상태로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정도였다.
조수석 앞바퀴 터져 휠로만 '아찔한' 운행
운전자가 도주할 가능성에 대비, 임 순경은 그를 붙잡고 112순찰차가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지켰다. 잠시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2순찰차가 도착했고 임 순경은 남성을 동료 경찰관에게 인계했다. 당시 현장에 도착한 112 경찰관과 임 순경이 차량을 확인한 결과 조수석 앞바퀴가 터져 있었다. 임 순경이 차량을 추적하면서 들은 ‘끼익~’ 하는 소음은 휠이 아스팔트를 긁으면서 나는 소리였다.

대전유성경찰서 음주운전 차량 추격 검거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는 A씨(40대 남성)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353%의 만취 상태였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에 따른 처벌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은 운전면허 정지, 0.08% 이상은 면허 취소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보다 4.5배나 높은 수준이다. 대한보건협회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가 0.3%가 넘으면 ‘일시적 기억 상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경찰은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음주운전)로 11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40대 남성, 혈중알코올농도 0.353% 만취
임 순경은 “음주운전이라고 확신해 곧바로 112에 신고한 뒤 추격에 나서다”며 “만취 상태로 운전했는데 다행히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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