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수도권 전셋값 23개월째 상승, 곡선 가팔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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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커지는 전·월세 시장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셋값의 상승 폭이 점차 커지며 전·월세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특히 6·27 대출 규제로 전세 매물이 줄면서, 전셋값 상승은 물론 ‘전세의 월세화’도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6월 서울 주택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24% 오르며 지난달(0.15%)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33% 올랐다. 수도권 전체 주택과 아파트 전셋값 역시 각각 0.11%, 0.13% 상승하며 오름폭이 확대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선 6월 입주 물량이 많았던 서초구(-0.3%)를 제외한 24개 구의 전셋값이 모두 올랐다. 반면 지방 전셋값은 7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의 일부 선호 단지에서 매물 부족이 나타나며 서울 전체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6월 수도권 전세가격지수는 0.17% 오르며 23개월 내리 올랐다. 서울은 0.29%, 경기도는 0.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지방 간 ‘전세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 6월 전국 전세가격 5분위 배율(상위 20% 평균을 하위 20%로 나눈 값)은 7.7로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수도권 전셋갑 상승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올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6만4000가구로 상반기 대비 17% 감소할 전망”이라며 “전세 수요를 고려할 때 전셋값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6·27 규제로 갭투자가 원천 차단되고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 대출 등이 막히면서 전세 매물은 더 줄 수 있다. 매물 감소는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전세값이 오르면 집값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고강도 대출 규제에다 이달 21일부터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이 90%에서 80%로 강화되면서 전세 매물 부족, 전세가 상승, 전세의 월세화가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유주택자의 전세자금 대출 금지, 전세 대출 상한액 설정 등 추가 규제에 나설지도 변수다.
전세의 월세화도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63.1%로 2021년 6월 주택임대차 계약 신고제 시행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월세 비중은 각각 61.6%, 66.1%였다. 아파트만 따로 보면 수도권(44.6%), 비수도권(47.3%) 모두 최근 5년 평균치를 웃돌았다. 대출 규제로 인해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려는 임대차인이 늘면서 반전세(보증부 월세)도 증가할 전망이다.
월세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6월 수도권과 서울 아파트 월세는 전월 대비 각각 0.13%, 0.29% 오르며 상승폭을 키웠다(한국부동산원).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월세 상승과 월세화 가속으로 체감 주거비가 증가하고 있다”며 “공공과 민간의 임대주택 확충을 통해 공급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수도권은 입주 물량이 줄어든 데다 전세 사기 여파로 수급 불균형이 심한 상황”이라며 “향후 아파트 전·월세시장이 더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부의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달보다 1.4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9월(1.84%) 이후 6년9개월 만에 최고치다. 송파구가 2.38% 올라 2018년 1월(2.45%) 이후 7년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빌라 등을 포함한 서울 전체 집값은 0.95% 상승했다. 지방은 0.09%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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