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하늘이 도우신다면…” 류현진과 김광현, 세기의 맞대결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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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하는 류현진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0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t wiz의 경기. 1회말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이 역투하고 있다. 2025.7.20 xxxxxxxxxxxxxxxx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하늘이 도우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물론 상대는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세기의 에이스’ 류현진(38·한화 이글스)과 김광현(37·SSG 랜더스)이 사상 처음으로 자웅을 겨룰 수 있을까. 상상만으로도 미소가 가는 역사적 맞대결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지난 20일 각각 수원 KT 위즈전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왔다. 류현진은 5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해 올 시즌 6승(4패)째를 수확했다. 한화는 KT와의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최근 9연승을 내달렸다. 김광현도 후반기 스타트를 순조롭게 끊었다. SSG가 1-2로 패해 아쉬움은 삼켰지만, 6이닝 4피안타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같은 날 류현진과 김광현이 마운드를 밟으면서 야구계의 관심은 한 살 터울 왼손 에이스들의 맞대결로 쏠리고 있다. 우천취소의 변수가 없는 한 류현진과 김광현은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 SSG의 경기에서 선봉장으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1987년생 류현진과 1988년생 김광현은 한국 야구의 황금기를 연 주역들이다. 2006년 데뷔하자마자 18승을 달성해 MVP와 신인왕을 동시 석권한 류현진은 2012년까지 98승을 기록하며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로 발돋움했다. 이어 메이저리그로 진출해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뛰며 78승을 수확했고, 지난해 한화로 돌아와 여전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김광현이 걸어온 길도 류현진과 맞닿아 있다. 2007년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에서 데뷔해 2019년까지 136승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건너가 2년간 10승을 챙겼다. 또, 류현진처럼 2022년 KBO리그로 복귀해 SSG의 마운드를 지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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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광현이 20일 인천 두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 SSG 랜더스

류현진과 김광현은 한국 야구의 전성기도 함께 이끌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을 일구며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인정받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둘은 내년 3월 열리는 WBC 동반 출전을 공동의 목표로 밝히면서 태극마크를 향한 열망도 함께 불태우고 있다.

이처럼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선의의 라이벌로 뛰어온 류현진과 김광현은 정작 KBO리그나 메이저리그에서 제대로 자웅을 겨뤄본 적이 없다. 2010년 올스타전과 2011년 시범경기에서 비공식으로 맞붙은 것이 전부다. 종종 선발 로테이션이 들어맞아 맞대결을 치를 뻔했지만, 유·무형의 부담감을 고려해 매치가 성사되지 않았다. 가장 가능성이 컸던 2010년 5월 23일 대전 경기는 비로 취소되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올해 분위기는 다르다. 한화 김경문 감독과 SSG 이숭용 감독은 순리대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겠다는 입장이다. 상대를 의식해 굳이 등판 일정을 조정하지는 않겠다고 못 박았다. 이번만큼은 역사적 맞대결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지난 20일 수원에서 만난 류현진도 김광현과의 만남을 조금은 신경 쓰는 눈치였다. 류현진은  “(요새 비가 많이 와서) 우선 하늘이 도와야 한다. 일단 기다리겠다”면서 “상대 투수와 상관없이 나는 타자에게만 집중해야 한다. 괜히 투수를 신경 쓰다 보면 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는 (김)광현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저 내 할 일만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고봉준 기자 xxxxxxxxxxxxxxxxx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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