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차 이어 기아도 관세 후폭풍...관세로만 7800억원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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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도 미국발 자동차 관세의 여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기아는 올해 2분기 전 세계 판매 증가로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이상 감소했다. 관세로 줄어든 이익만 7800억원이 넘는다. 2022년 4분기 이후 10분기 동안 이어왔던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기록도 깨졌다.

2분기 미국 관세 영향 -7860억원 

기아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9조3496억원, 영업이익 2조7647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6.5%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1% 줄었다. 기아 관계자는 “미국 관세 발효로 손익 영향이 있었으나, 주요 시장 볼륨 성장,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으로 평균 판매가 상승, 우호적인 환율 효과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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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2분기 전 세계 판매량은 81만4888대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국내 판매는 올해 2분기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한 소형 픽업 ‘타스만’과 전기차 ‘EV4’ 등 신차 출시 효과로 인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 증가한 14만2535대를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선 수출 모델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줄어든 서유럽을 제외한 주요 지역에서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은 지난해 출시한 카니발 하이브리드와 신차 K4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4.1% 늘었고, 인도에선 연초 출시한 시로스 신차 효과로 9.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해외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 증가한 67만2353대를 기록했다. 매출 상승을 주도한 친환경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증가한 18만5000대가 팔렸다.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 전기차 풀라인업 구축

기아는 하반기에도 어려운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세 등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그에 따른 실물 경제 침체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소비자의 구매 심리 위축 등 부정적 변수가 많다.

기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에서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 하이브리드차량을 활용한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하반기에는 EV5, PV5 등을 출시해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해 판매 모멘텀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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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하반기 EV3 등 전기차를 중심으로 판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사진 기아

미국에서는 생산 시설을 유연하게 운영해 시장 수요 및 규제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스포티지·쏘렌토·카니발 등 RV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공급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유럽에서는 3분기 출시 예정인 EV4를 비롯해 유럽 시장에서 EV3, EV5, PV5 등 전기차 판매에 주력해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기아는 미국의 관세 영향을 5월부터 받기 시작했다”며 “관세라는 외부 변수가 없었다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관세라는 외부 요인을, 기본적인 체력이나 이익창출 능력을 더욱 더 강화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는 이날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5조9362억원, 영업이익 87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8.7%, 36.8%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미국 전동화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고부가가치 전장 부품 공급이 확대된 것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고 현대모비스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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