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총 가지러 간 父에 "왜 안오세요"…그런 아들 문 열자마자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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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제총기 사건' 피의자의 서울 도봉구 자택을 수색하는 경찰과 소방당국. 사진 서울소방재난본부
아버지가 쏜 사제 총기 탄환에 맞아 숨진 아들의 유가족이 피의자가 범행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25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숨진 피의자의 아들 A씨(33) 유가족은 지난 24일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의 범행 이유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평소 사이도 좋았고 범행 당일에도 함께 사진·동영상을 찍고 노래도 부르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씨는 사건 당일 아버지 B씨(62)를 위해 생일잔치를 열었고 이 자리에는 며느리와 손주 2명, 며느리의 지인(외국인 가정교사)도 있었다. 유가족은 "편의점에 다녀오겠다고 나간 피의자(아버지)가 A씨(아들)이 현관문을 열어주자마자 총을 발사했다"면서 "편의점 간다는 B씨가 계속 오지 않자 A씨는 '왜 이렇게 안 오세요'라고 전화까지 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는 당시 총기를 가지러 밖으로 나간 뒤 범행할지 차 안에서 갈등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B씨는 30∼40분 동안 밖에서 고민하다가 범행하러 올라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B씨는 프로파일러 조사에서 "가족 회사에 직원으로 이름을 올려 월 300만원가량의 급여를 받았으나 지난해 어느 시점부터 지급이 끊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가족은 "B씨는 전 아내로부터도 생활비를 받았고 아들도 지원했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엇갈린 진술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B씨 금융계좌를 압수수색할 예정이다. 경찰은 B씨가 사제 총기 제작 등에 필요한 도구를 지난해 8월 인터넷에서 구매한 점 등을 토대로 이번 범행이 계획범죄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B씨의 뚜렷한 범행 동기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오늘 B씨를 대상으로 3차 조사를 진행하면서 이 부분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구속된 B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 31분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모 아파트 꼭대기 층인 33층 집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의 서울 도봉구 집에서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가 발견됐고 살인 범행 이튿날인 21일 정오에 발화 타이머 설정이 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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