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 교체율 90%.”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을 두 달 앞두고 워싱턴포스트(WP)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사무실 이직률을 분석해 내놓은 수치다.

지난해 10월 31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네바다주의 리노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WP는 그러면서 “해리스는 자신의 사무실을 검사 시절처럼 운영했다. 모두가 그것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인 해리스도 대선 직전 잦은 보좌진 교체로 참모진을 대하는 방식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WP 분석 결과 카멀라가 2021년 1월 부통령직을 시작할 당시 채용한 보좌진(101명) 중 90% 이상이 2024년 9월 기준 부통령실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리스의 전임자였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사무실도 83%의 이직률을 기록했다고 WP는 덧붙였다.

WP는 의회전문매체 레지스톰(Legistorm)분석을 인용해 카멀라는 상원의원(2017년 1월~2021년 1월) 시절에도 전체(100명)에서 9번째로 높은 보좌진 교체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높은 이직률 때문에 카멀라의 의원실은 종종 ‘리볼빙 도어(revolving door)’에 비유되기도 했다. 보좌진들이 들어오자마자 나가는 모습이 ‘회전문’ 같다는 뜻이다.

지난해 8월 16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랄리의 웨이크테크 커뮤니티칼리지에서 대선 유세를 하는 당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AP=연합뉴스

카멀라가 ‘까다로운 상사’였다는 평판은 캘리포니아 정치 시절부터 따라다녔다. 해리스는 흑인 여성으론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 검사장,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을 거쳐 2017년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상원의원에 당선돼 정치에 입문했다. WP가 만난 해리스의 전직 참모들은 그가 보좌진과 대화할 때 마치 검사가 증인을 심문하듯 일정부터 정책 브리핑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대해 캐물었다고 전했다.

자신의 아들이 해리스의 법무장관 시절 인턴으로 근무했다는 테리 맥어티어는 2019년 ‘더 유니온’ 기고문을 통해 “해리스가 매일 아침 모든 직원이 일어나 ‘좋은 아침입니다. 장관님’이라고 인사하도록 요구했다”며 “하급 직원은 해리스와 눈을 마주치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해리스가 직원들에게 욕설을 하고 고성을 지르는 장면이 자주 목격됐다고도 했다.

공화당 출신의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은 지난해 7월 폭스뉴스에 출연해 “해리스와 함께 일하면 누구도 오래가지 못한다”며 “캘리포니아에서도, 워싱턴에서도 이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해리스가 상원의원으로 당선됐을 때, 나는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였다”며 “내가 만나자고 여러 번 연락했지만, 해리스는 단 한 번도 만나주지 않았다”고 해리스의 소통 방식을 문제 삼기도 했다.

해리스의 한 참모는 “두 딸을 홀로 키워낸 싱글맘 밑에서 엄하게 자란 것이 해리스의 리더십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WP에 말했다.

지난해 8월 15일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주 유세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의 손을 들어 보이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WP는 당시 “현재 캠프에서 활동 중인 최소 20명의 참모들은 상원의원실 혹은 부통령실 시절 함께 일한 인물들”이라며 “만약 해리스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그는 훨씬 더 큰 규모의 연방 관료제를 관리해야 하는 막중한 리더십 과제를 떠안게 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해리스는 결국 그해 11월 5일 실시된 대선에서 최종 48.3%의 득표율로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226명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그는 49.8%의 득표율로 31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1.5%포인트차로 패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