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럼프, 측근들에 "한화조선소 가봐"…韓협상 결정적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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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오션 필리조선소를 방문한 미국 고위관계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 둘째부터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 한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장관급)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미 관세협상 타결 직전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오션 필리조선소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타결 직전 한국 정부가 제안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의 구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1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러셀 보트 국장과 존 펠란 해군성 장관 등 미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지난달 30일 필리조선소를 방문했다. 보트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에도 예산관리국장을 지냈다. 예산관리국은 미국 대통령의 예산안을 작성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등 행정운영 전반에 관여하는 핵심 조직인데, 미국 조선업 부활을 위해 필요한 예산도 담당한다. 그와 동행한 펠란 장관은 지난 4월 방한해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방문했었다.
보트 국장 등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데이비드 김 필리조선소 대표를 안내받고 주요 생산현장을 함께 둘러본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현장 방문 결과를 보고했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두 사람의 보고를 받은 뒤 한국과의 관세협상 타결을 최종 결정했다고 한다.
특히 김 부회장은 보트 국장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 설계·건조 능력을 보유한 한화가 필리조선소를 교두보로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조선 인력 양성, 조선 관련 공급망 재구축, 선박 건조 유지보수(MRO) 등을 주도하겠다”고 마스가 프로젝트 실행 의지를 강조했다.
보트 국장은 필리조선소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 용접 기술을 배우는 미국 국적의 훈련생을 만나 의견을 듣고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들여온 자동용접 설비를 관심있게 지켜봤다고 한다. 한화에 따르면 보트 장관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화가 필리조선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투자와 활동들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오랜 기간 함께 근무해온 직원들과 좋은 파트너십을 만들어 가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조선업 부활을 위해서는 ▶기자재 공급망 ▶엔지니어 ▶산업인프라 등 3박자를 모두 갖춰야 한다. 보트 장관 등은 한화오션이 현지 인력을 교육하고, 낡은 도크를 현대화하는 모습에 미국 조선업 부활의 가능성을 엿본 것으로 관측된다. 필리조선소의 연간 건조능력은 현재 1~1.5척 수준이지만 2035년까지 10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강한 의지도 미국 관료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영향을 줘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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