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TACO 본능’ 트럼프, 관세 발효 다시 미뤘다…“7일 후 0시 1분부터 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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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부터 전세계에 부과하려던 상호관세를 7일부터 시행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서명했다. 백악관이 이날 공개한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한국(25%→15%) 등 새롭게 조정된 69개 국가의 상호관세율이 명시됐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전세계 국가를 상대로 상호관세율을 발표한 뒤 두차례 유예를 거쳐 1일부터 상호관세를 부과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날 행정명령에 따르면 조정된 관세율은 7일 0시 1분부터 적용된다. 상호관세 부과 시점이 한차례 더 연기된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과 아직 관세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국가들을 트럼프 행정부가 막판까지 압박하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상호관세를 부과하기 직전에 유예하기를 반복하면서 ‘타코’(TACOㆍTrump Always Chickens Outㆍ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국경세관 당국이 새로운 관세 체제를 시행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상호관세 발효 시점을 연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31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약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보낸 서한을 보여주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행정명령 부속서에 따르면 69개 국가에 최소 10%에서 최대 41%의 상호관세가 차등적으로 적용된다. CNN은 대미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나라에 10%, 흑자를 보는 나라에 대해선 15%의 이상의 관세율이 부과됐다고 분석했다. 가장 낮은 10%의 상호관세가 적용된 곳은 영국과 브라질, 포클랜드 섬 등 3곳이다. 그러나 브라질은 트럼프 대통령이 별도의 행정명령에서 4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관세율이 사실상 50%다.
한국처럼 대미 무역흑자국 가운데 가장 낮은 15%의 상호관세율이 적용된 곳은 일본, 유럽연합(EU) 등 40개국이었다. 나머지 26개국에는 15%가 넘는 관세율이 통보됐다. 미국과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인도, 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각각 35%, 25%, 30%의 관세율이 적용됐다. 69개국 중 시리아에 가장 높은 41%의 관세율이 부과됐다.

지난 4월 2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하라'라는 제목의 로즈가든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에 대한 발언을 하며 차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상호관세 시행 이후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지난해 2.3%에서 올해 15.2%로 급등할 전망이다. AP통신은 “상호관세는 글로벌 경제와 미국의 동맹 체제를 시험할 중요한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인접국인 멕시코와 캐나다는 희비가 엇갈렸다. 이들은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 협정(USMCA) 체결국이다. 트럼프는 이날 멕시코에 대해선 기존에 예고한 상호관세율 30%대신 90일간 현행대로 25%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USMCA에 적용되지 않는 모든 캐나다산 상품에 대해선 관세를 25%에서 35%로 올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다만 이날 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협상하지 않은) 다른 나라들이 다음 주부터 발효될 관세를 피하기엔 너무 늦었다”면서도 “누군가 4주쯤 후에 와서 ‘우리 협상할 수 있다’고 말하지 말란 법은 없다”며 협상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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