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크라전 종결, 서방에 최선 방안은 ‘한국전쟁’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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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을 앞두고 한국의 6·25 전쟁 휴전 방식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우크라이나의 영토 상실을 받아들이되 안전보장에 집중하는 게 최선의 현실론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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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분할과 보호’ ‘분할과 종속’ 중 전자로 가는 게 사실상 승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떻게 끝날까? 두 가지 시나리오’ 제목의 기사에서 “푸틴에게 (6·25 전쟁이라는) 한국식 결말은 역사적 실패”라고 결론지었다. ‘분할과 보호’, ‘분할과 종속’이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밖에 남지 않은 만큼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전자로 나아가 러시아의 구상에 찬물을 끼얹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구 언론이 6·25 전쟁을 우크라이나에 이식해야 한다고 본 건 한국의 현재와 관련이 있다. 6·25 전쟁으로 한국은 분단됐지만 이후 미군 등 유엔군사령부의 보호 아래 안전보장이 지켜져 경제성장까지 이룬 사례로 꼽힌다.

전쟁 장기화는 피해야…우크라이나 의지 상실은 푸틴의 그림

또 우크라이나의 방어력 대 러시아의 소모전 지속력이 맞붙을 경우 승자는 러시아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역’을 파고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 카네기국재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만 연구원은 WSJ에 “우크라이나군이 바로 붕괴할 기미는 없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우크라이나가 병력 창출과 운용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패배하지는 않더라도 점점 더 지쳐갈 지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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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022년 6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뉴스1]

푸틴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원하는 게 우크라이나의 영토가 아닌 유럽 사회의 굴복이라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WSJ는 평가했다. 러시아는 2022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군 규모 축소, 서방의 동진(東進) 제한, 그리고 국가 정체성 정책을 포함한 우크라이나의 정치 체제의 변화 등을 항복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정치적 영향력 회복, 유럽 동부에서의 모스크바 영향권 재구축, 글로벌 강대국 지위의 회복이라는 포괄적 목표를 뜻한다. WSJ는 “푸틴이 그런 항복 조건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여전히 전장뿐”이라며 “러시아군의 주된 목표는 우크라이나군의 싸우려는 국가적 의지를 소모시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영토를 내어주지 않기 위해 시간을 끄는 것이야말로 러시아가 원하는 그림일 수 있다.

아울러 국제 정세가 6·25 전쟁의 결말처럼 영토 문제를 러시아에 양보하는 쪽으로 흐르는 점은 오히려 유럽과 우크라이나에 호재다. WSJ는 “우크라이나가 입장을 바꿔 전 국경을 완전히 되찾을 만큼의 군사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현실을 조용히 받아들이게 됐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지도자들과 화상 통화에서 영토 문제를 협상할 의사를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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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을 시작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안전보장에 동참해야 한다”는 유럽의 주장에 열린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고 유럽도 기존 강경 입장을 고수하다 판이 깨질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외신들도 알래스카 회담에서 ▶평화협정 ▶돈바스 양보 ▶미국의 안전보장 등 세 가지 큰 줄기 합의가 이뤄졌다며 영토 분할과 유럽 주둔군 연합의 교환이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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