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LG전자 또 희망퇴직…TV부문 ‘핀셋’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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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2년 만에 다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이번에는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를 대상으로 ‘핀셋’ 구조조정에 나선다. 중국산 TV에 시장을 뺏긴 한국 TV 산업이 고육지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MS사업본부에서 만 50세 이상이거나 수년간 성과가 부진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근속기간 및 정년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최대 3년 치 연봉에 해당하는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 등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측은 “철저히 본인이 원하는 경우를 전제로 한다”라며 “희망퇴직이 다른 사업부로 확대될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2022년, 2023년에도 2년 연속 희망퇴직을 실시했지만 당시에는 모든 사업부가 대상이었다. 최근 TV 사업 부진이 이번 희망퇴직의 배경이 됐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LG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MS사업본부는 올해 상반기 전 사업부 중 유일하게 186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TV 평균 판매가격도 2023년 대비 지난해 3.8% 떨어진 데 이어 올 상반기엔 2.5% 더 떨어졌다. 중국 TV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린 영향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출하량 기준 LG전자의 점유율은 10.7%로, 삼성전자(19.2%), TCL(13.7%), 하이센스(11.9%)에 이은 4위에 그쳤다.

특히 중국 업체와 직접 경쟁하는 중저가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은 중국 BOE로부터 사서 쓰고 있어 중국 TV보다 경쟁력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 반면, LG전자가 1위인 고가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아직 시장이 작다. 지난해 LG전자는 OLED TV 판매 목표를 350만대로 잡았지만, 실적(318만대)은 목표치에 미달했다. 전 세계 TV 수요의 90%는 여전히 LCD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19년 연속 세계 판매 1위이지만, 최대 격전지 북미에선 유통 공룡 월마트의 자체 브랜드(PB) TV의 추격이 위협적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북미 TV 출하량 1위 삼성전자(21.6%)를 미국 비지오(11.9%)와 중국 TCL(10.9%)-하이센스(10.8%)가 쫓고 있다. LG전자(9.2%)는 그 뒤다.

눈여겨 볼 건 기타(26.8%)로 분류된 TV에 월마트 PB 상품 온(onn) TV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중국·대만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온TV는 삼성보다 약 40% 저렴한 가격으로 북미에서 인기다.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내에서도 중저가 TV가 더 잘팔리는 영향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온TV의 북미 점유율이 13%로 추정돼 삼성을 쫓는 2위”라고 말했다. 월마트가 최근 2위 비지오를 인수한 걸 감안하면 북미 TV 1위는 월마트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옴디아의 소비자가전 부문 책임자인 패트릭 호버는 “월마트가 북미 TV 시장에서 19년간 1위를 지켜온 삼성을 제치고 TV 하드웨어 분야 선두로 올라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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