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선집중] 로힝야 사태 8주기, 아이들 꿈과 희망 되찾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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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젠더 기반 폭력 예방, 생계 지원 등  
난민들 아동보호 프로그램 운영
47억원 기금으로 6만5804명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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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아동 친화 공간에서 로힝야 청소년이 직접 아동보호 활동을 이끌고 있다. 난민 아동과 청소년들은 이곳에서 희망을 되찾고 있다.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나는 어린이 신부가 되기를 거부합니다. 아동클럽을 이끄는 리더로서, 조혼의 위험에 처한 친구들이 더 나은 미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울 거예요.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보호 프로그램이 내 삶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해준 것처럼요.” 콕스바자르 로힝야 난민 캠프 4번에 거주하는 사노와라(12·여·가명)의 말이다.

난민 총 110만명 … 18세 미만 아동 절반 이상

사노와라가 사는 콕스바자르 난민 캠프는 방글라데시 동남부에 위치한, 세상에서 가장 긴 해변이자 이웃 나라 미얀마와 인접한 곳이다. 2017년 8월 25일, 수많은 로힝야 난민들이 미얀마에서 콕스바자르에 밀려 들어왔다. 그 해에만 75만명 이상이 국경을 가로지르는 나프강을 건넜다. 캠프 안은 날이 갈수록 붐빈다. 2025년 추가로 유입된 난민만 15만 명에 이른다. 현재 이 캠프에 거주하는 로힝야 난민은 총 110만명에 달한다. 용인시 전체 인구가 들어 살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면적은 용인시의 24분의 1에 불과하다. 이 중 18세 미만인 아동 인구가 절반이 넘는다.

“미얀마 집을 떠난 뒤 삶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난민 캠프에서 꿈과 희망을 모두 잃었지만, 아동 친화 공간에서 놀고 운동하면서 즐거움을 되찾았어요. 저보다 어린 동생들도 함께 어울려서 꿈을 되찾는 경험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노와라와 같은 난민 캠프에 사는 압바스(17·가명)는 이렇게 말했다.

철조망 경계 안에서 지내는 아동들의 생활에는 제한이 많고, 외부 상황에 따른 변화가 잦다. 세이브더칠드런 방글라데시 사무소의 아동보호 담당자 모스타파 페로즈는 이렇게 전한다. “특히 치안 악화로 많은 가족이 점점 자녀를 집 안에만 두려고 합니다. 최근 국제사회 기금 축소로 난민캠프 학습 센터가 문을 닫았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아동 친화 공간을 이용할 수 있지만, 근래에는 모여드는 인원이 많아 수요를 감당하기에 버겁습니다. 갈 곳 없는 로힝야 아동들의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각하고, 청소년들은 게임에 빠지거나 돈을 벌러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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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스바자르 로힝야 난민캠프에 2021년 3월 화재가 발생해 가옥 수천 채가 불에 탔다.

지역과 협업, 아동 친화 공간 11곳 운영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세이브더칠드런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지역사무소와 협업해 난민캠프 및 호스트 커뮤니티 내 11개의 아동 친화 공간을 운영한다. 아동들이 재난 상황에서 안전하게 머물 수 있도록 마련됐다. 아동 친화 공간에서 담당 직원과 봉사자의 지도로 그림 그리기와 신체 활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또래와 어울리며, 스스로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총 5420명의 로힝야 난민 및 방글라데시 아동이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가 지원하는 아동 친화 공간을 이용했다. 사업에 참여하는 지역 주민의 역할도 중요하다. 세이브더칠드런의 교육을 받은 이들은, 아동보호 위원회 활동을 통해 매달 아동 위험 요인과 대책을 논의한다. 위원회의 신고로 위기 아동 사례를 접수한 현지 직원들은 곧바로 심리적 지원, 가족 생계 지원 등 시기적절하게 대응한다. “연로한 부모를 부양하는 12살 남아의 사례를 듣고 방문했어요. 심리적으로 상당히 우울한 상태여서, 정서적 지지와 생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어요. 아이들이 저희를 신뢰할 때 성취감을 느껴요.” 세이브더칠드런 콕스바자르에서 활동하는 사례 관리 전담 직원 나스민의 말이다. 2023~2024년 총 767명의 로힝야 아동이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지원으로 현지 아동보호 전문가의 사례 관리를 받았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아동보호 분야에 특히 주목한다. 1919년 제1차 세계대전 패전국 아동을 돕고자 창립하여, 100년이 넘도록 아동보호에 앞장서 온 조직의 정체성을 중요한 철학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그동안 로힝야 난민에 약 47억원 규모의 기금을 지원했고 이를 통해 총 6만5804명이 지원받았다. 2017년 기관 유연 기금을 먼저 투입해 신속한 현장 지원에 보탰으며, 2018년부터는 기관 자체 기금으로 사업을 연간 단위로 운영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올해도 이 같은 지원은 계속된다. 2025년부터 2026년까지 특히 성·젠더 기반 폭력 위험에 노출된 여아 지원과 콕스바자르 난민과 현지 주민들을 위한 생계 지원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한다. 총 11억5000만원 규모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전 세계 분쟁 속 아동을 구하기 위한 ‘세이브원(Save One)’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후원금은 긴급구호아동기금으로 사용되며, 후원자에게는 인도적 지원 전문가와의 연결을 상징하는 팔찌가 제공된다. 자세한 내용은 세이브원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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