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영국, 캄보디아 조직 제재…비트코인 21조원 압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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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 정부가 캄보디아를 기반으로 국제 온라인 사기 범죄를 저지른 일당을 제재했다. 캄보디아를 무대로 활동하는 스캠(사기) 조직들이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에 동원하고 고문 및 살인을 저지른 실태가 드러난 상황에 미·영은 이들 조직을 일찌감치 주시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미·영은 14일(현지시간) 캄보디아에 기반을 둔 ‘프린스 그룹’과 그룹 회장인 천즈, 범죄 수익금을 자금세탁한 ‘후이원 그룹’에 대해 제재 조치를 내렸다.

미 법무부는 도주 중인 천즈를 온라인 금융사기와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하고, 그가 보유한 약 150억 달러(약 21조원)의 비트코인 12만7271개를 몰수하기 위한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미 법무부가 압류한 비트코인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미 재무부는 후이원 그룹이 201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최소 40억 달러(약 5조7000억원)의 불법 자금을 세탁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3700만 달러(525억원)는 북한이 해킹으로 탈취한 가상화폐를 세탁한 것이다. 영국 정부는 프린스 그룹 자회사가 건설한 ‘골든 포천 리조트 월드’가 대규모 스캠 단지의 배후라고 지목했다.

1987년 12월생인 천즈는 원래 중국 푸젠성 출신이다. 2015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본사를 둔 프린스 그룹을 설립한 후 엔터테인먼트, 금융, 부동산 업체 등을 운용했지만, 뒤에서는 각종 범죄를 벌였다. 천즈는 캄보디아 실권자인 훈센(전 총리) 상원의장과 쌓은 인맥을 활용했다고 한다.

미 정치권에선 국제 온라인 사기 범죄를 이유로 훈센 상원의장과 측근들을 제재하자는 결의안이 발의됐다. 미 국무부는 ‘2025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캄보디아의 인신매매 위험도를 최고 수위인 3등급으로 분류하며 “캄보디아 정부는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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