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분단의 상처’ 통일촌, 평화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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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의 통일촌마을 전경. 1970년대 민통선 내 조성된 이 곳에는 제대 군인, 실향민 등 45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8일 북한과 맞닿아 있는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한 마을에서 평화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이날 오후 3시 통일촌마을박물관 마당에서 열리는 ‘DMZ(한반도비무장지대) 가을음악회’에서다. 자선 연주 단체인 서울나눔클라리넷앙상블은 클래식인 ‘라데츠키 행진곡(요한 슈트라우스)’, ‘캉캉(오펜 바흐)’, 푸니쿨리 푸니쿨라(루이지 덴스)부터 영화 미션의 OST를 편곡한 ‘넬라 판타지아’, 가수 전인권이 부른 ‘걱정말아요 그대’ 등 다양한 음악을 연주한다.
서울나눔클라리넷앙상블은 2007년 12월 클라리네티스트이자 지휘자인 김문길이 결성한 연주 단체다. 2023년 4월 독일 베를린 돔에서 파독 근로자 60주년 기념 연주회, 올 4월 일본 오카야마현 구라시키 시민회관에서 ‘한일 수교 60주년 우정음악회’ 등을 개최했다. 김문길 서울나눔클라리넷앙상블 대표는 이번 공연에 대해 “수십 년 간 군사 경계의 상징이었던 곳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화음이 울려퍼진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성 송악산이 육안으로 보이는 통일촌마을은 한국전쟁의 상처를 깊이 간직한 곳이다. 군사분계선에서 4㎞ 떨어진 이 곳은 민통선 내 지역으로, 1970년대 조성됐다. 현재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제대 군인, 실향 주민 등 45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에는 오랜 기간 동안 주민들이 지켰던 방공호, 무기고와 대피소 등 전쟁의 상흔이 곳곳에 남아있다.
이번 연주는 리뉴얼된 통일촌마을박물관의 재개관을 축하하기 위한 행사이기도 하다. 박물관은 통일촌의 탄생 배경과 한국전쟁의 기억, 통일촌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시한 곳이다. 리뉴얼을 통해 그간 수집, 보존해 온 자료들을 디지털화하고 QR코드, 미디어월, AI(인공지능) 기반 인터랙티브 콘텐트 등으로 재구성했다. AI가 안내·해설하는 시스템도 새롭게 구축했다.
연주회와 재개관 기념식을 주관하는 이완배 통일촌마을 이장은 “통일촌이 전쟁의 상처를 품은 공간에서 AI와 문화가 결합된 미래형 마을로 변모하고 있다”며 “분단의 상처를 기억하면서도, 그 위에 새로운 희망을 세우는 것이 통일촌이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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