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동영 “화성 20형, 협상 신호…북·미 회담시 한·미 군사연습 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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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6일 코리아중앙데일리 창간 25주년을 맞아 ‘한국의 새로운 플레이북: 내일을 설계하다(Korea’s New Playbook: Adapting to Tomorrow)’의 기념 행사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박상문 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6일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북미 정상이 만난다면 “한·미 군사연습 절충이 의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미국은 지속적으로 대화 메시지를 발신하고, 북한도 여지를 보이는 가운데 APEC을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다시 거론한 것이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중앙데일리 창간 25주년 기념행사의 기조 강연을 맡아 “공개된 정보와 몇 가지 징후를 보면, APEC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날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APEC 계기에 이뤄진다면 한·미 군사 연습에 관한 의제의 절충이 (대화)조건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 장관은 트럼프 1기 때 김정은이 트럼프에 보낸 서한에 한·미 연합연습·훈련에 대한 불만이 들어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2019년 8월 5일 1200단어가 넘어가는 장문의 편지는 (김정은이)'군사연습이 끝나면 나에게 다시 연락을 주십시오' 이렇게 편지가 끝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을 공개한 데 대해서도 정 장관은 “저는 이를 (북한이)국제 사회에 보내는 협상의 신호로 읽는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화에 나오기 전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수법을 써온 전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5일 당선되고 1년이 지났는데,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쳐다보면서 ICBM은 물론이고 SRBM(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까지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다(※군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8월까지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등 탄도 미사일은 4차례, 순항미사일은 5차례 시험 발사했다.)

그는 “북한 정권이 탄생한 이후 80년 간 미국 대통령 중에 트럼프만이 북한 지도자를 인정하고 정상회담을 했다”면서 “북한의 지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3년을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악관 측도 ‘전제 조건 없이 만날 용의가 있다’고 했기에 북·미 양측이 대화의 용의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만약 APEC 계기 북·미 회담이 성사된다면 장소는 어디가 될 것인가’라는 질의에 정 장관은 “지난번에는 판문점 남쪽에서 이뤄졌는데 이번엔 판문점 북쪽 지역 아닐까”라고 답변했다.

정 장관은 북핵 능력 고도화도 지적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를 토대로 북한의 핵 능력은 1990년대 초엔 플루토늄 90g을 추출하는 정도였지만, 오늘날 핵무기 50개를 사실상 개발하고 핵탄두 40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우라늄을 축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33년 동안 미국 중심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실패했다. 인정하기 어렵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도 했다. “여기서 새로운 길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면서다. 비핵화를 목표로 한 그간의 접근이 성공하지 못한 만큼, 이에 대한 근본적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는 “초강대국 미국을 ICBM으로 위협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 러시아 그리고 북한 세 나라 밖에 없다”고 재차 발언했다. 그는 이달 초 독일 순방에서도 같은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정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은 노태우 정부의 북방 정책 정신과 남북 화해·협력·불가침의 정신을 확대·계승·발전시키겠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면서 대북 비핵화 로드맵인 ‘E(교류)·N(정상화)·D(비핵화) 이니셔티브’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코리아중앙데일리 창간 25주년 기념행사는 ‘한국의 새로운 플레이북: 내일을 설계하다(Korea’s New Playbook: Adapting to Tomorrow)’를 주제로 열렸다. 박장희 중앙일보·코리아중앙데일리 대표이사의 인사말과 스티븐 던바 뉴욕타임스(NYT) 국제부문 사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박정무 넥슨코리아 수석부사장이 특별 세션도 진행했다. 행사에는 영국, 프랑스, 유럽연합(EU), 인도 등 53개국의 주한 대사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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