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청년 일자리 줄어드는데 60세 이상은 최대, 고용률의 명암
-
14회 연결
본문
고용률 상승 착시 효과
지난달 60세 이상 고용률이 9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1년 전보다 38만1000명 늘 때 청년 취업자는 14만6000명 줄었다. 최근의 ‘고용 호조’ 통계는 노인 일자리가 빚어낸 착시일 뿐, 고용 시장엔 여전히 냉기가 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60세 인구 대비 취업자 수를 나타내는 고용률은 지난달 48.3%로 전년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월부터 9개월 전년 대비, 연속 상승 흐름이다. 9월 기준으로는 물론, 전체 기간으로 봐도 지난 5월(48.3%)과 동일한 역대 최대다. 2020년 9월(44.2%)과 비교하면 5년 새 4.1%포인트 늘었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요양보호사 등 돌봄인력 수요가 늘면서 고령층 고용률도 높게 유지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근영 디자이너
반면 청년 취업 시장엔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5.1%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낮아졌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지난해 5월부터 17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약 16년 만에 최장 기록이다.
청년 고용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꼽힌다. 잠재성장률 하락과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 등 여파로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6만1000명 줄며 15개월 연속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건설업도 8만4000명 줄며 17개월째 뒷걸음쳤다.
기업의 경력직 선호 현상도 청년들의 취업문을 좁히는 요인이다. 올해 1분기 임금 근로 일자리 중 신규 채용은 546만7000개로, 2018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일자리에서 신규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26.6%까지 떨어지며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60세 이상이 고용 호조세를 견인하면서 지난달 전체 고용률(63.7%)은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1만2000명 늘며 19개월 만에 30만명대를 회복했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30만 4000명, 10.1%),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7만 5000명, 14.5%) 취업자 증가가 두드러졌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정부가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 역시 사회복지센터 등 기관을 통해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복지서비스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며 “이로 인해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증가 인원 중에 고령층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의 영향으로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고용이 증가 전환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도매·소매업은 2만8000명 늘며 2017년 11월(4만6000명)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고용을 확 늘리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정부가 이를 해소하고 기업활동을 위축하지 않는 방향으로 입법하는 게 우선”이라며 “‘노인 일자리’ 증가에 따른 ‘고용 호조 착시’를 경계하면서,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늘릴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