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64명 돌아왔지만 정작 120억대 ‘스캠’ 몸통은 송환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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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적발돼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뉴스1]

경찰이 캄보디아에서 송환한 한국인 64명 중 일부에 대해 투자 리딩 사기 혐의로 1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충남경찰청 등은 이날 불법 투자 리딩방 사기 혐의로 송환 피의자 상당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캄보디아 정부가 송환한 64명에는 120억원대 ‘로맨스 스캠’ 30대 총책 A씨 부부 등 인터폴에 적색 수배하며 송환을 요구해온 거물급 피의자는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부부는 캄보디아 경찰이 최근 범죄단지 웬치(园区) 급습 과정에서 검거한 송환 대상자 64명과 달리 지난 2월 인터폴 공조 수사로 체포돼 프놈펜 수용시설에 구금 중이라고 한다. 이후 경찰 등은 A씨 부부 송환 요청을 해왔지만 캄보디아 측에선 한국에서 활동 중인 반정부 활동가의 송환을 요구하며 거부해 오다가 이번에도 송환 대상자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유는 외교부를 통해 확인해야겠지만 이번 송환 대상자는 캄보디아 이민국 시설에 구금된 인원이 대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 부부는 현지 정보 당국 관리하에 구금 장소도 달라 송환에서 제외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별도로 범죄 수익 환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경찰은 18일 오전 대한항공 전세기 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한 64명을 ▶충남경찰청(45명) ▶경기북부경찰청(15명) ▶대전경찰청(1명) ▶서울 서대문경찰서(1명) ▶경기남부 김포경찰서(1명) ▶강원 원주경찰서(1명) 등 6개 관할서로 압송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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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인원인 45명을 수사 중인 충남경찰청은 “대부분 불법 투자 리딩방 사기 등 사건에 연루된 혐의가 있다”며 이들 상당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투자 리딩방은 카카오톡·텔레그램 등 단체대화방에서 ‘전문가’가 실시간으로 종목 추천·매수·매도 타이밍을 안내해 투자를 유도하는 방을 말한다. 경찰은 이들 사건에 수사관 150여 명을 투입해 야간에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서대문경찰서도 이날 투자 리딩방 사기 조직에 통장 및 휴대전화 명의를 제공한 혐의로 남성 피의자 한 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송환자 대부분은 보이스 피싱, 로맨스 스캠, 투자 리딩 등 온라인 사기 범죄 조직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체포영장 집행 시한인 48시간이 만료되는 20일 오전까지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날 국내에선 64명 전세기 송환을 놓고 “범죄자들을 무고한 피해자 취급하며 모셔오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논란도 벌어졌다. “납치 피해자들도 있는데 몰아가선 안 된다”는 입장이 갈렸다.

정치권에서도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18일 논평을 통해 “손쉽게 큰돈을 벌겠다는 욕심으로 캄보디아 범죄 조직의 덫에 걸려 온갖 고초를 겪었을 수 있지만, 이들이 각종 피싱에 가담한 범죄자란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며 “국민들이 바란 것은 피의자 송환이 아니라, 납치·감금·폭행으로 고통받는 피해자들의 구조”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 브리핑에서 “캄보디아 범죄 정보를 확보해 국내외 공범 관계를 추적하고 범죄 조직 소탕에 기여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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