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네덜란드 총선 출구조사, 중도좌파 약진…통치력 못보여준 극우당은 '멈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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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라이덴에서 열린 네덜란드 총선의 첫 결과에 롭 예텐 민주당 66당(D66) 대표가 환화게 웃고 있다. EPA=연합뉴스
네덜란드 조기 총선에서 중도 정당이 약진했다. 집권 극우당이 정책 일방독주를 벌이려다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정을 탈퇴하면서 치러진 총선에서다.
29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민주66당(D66)이 26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NOS 등 현지 방송이 보도했다. 중도 혹은 중도 좌파로 분류되는 D66는 2023년 총선에서 9석에 그쳤다가, 이번 총선에선 3배나 약진했다. 극우 자유당(PVV) 역시 26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PVV가 이전에 37석으로 제 1당이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후퇴한 셈이다. 지난 6월 PVV가 연립정부에서 탈퇴하면서 2년이나 앞당겨 치러진 이번 총선의 키워드는 결과적으로 ‘중도의 귀환’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라이덴에서 열린 당대회 결과 발표 후 D66(민주당 66) 당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롭 예턴 D66 대표는 “우리는 네덜란드뿐 아니라 전 세계에 극우 포퓰리즘을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반면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는 헤이르트 빌더르스 PVV 대표는 “우리는 여전히 주요 정당 중 하나”라며 여지를 남겼다.

네덜란드 의회 선거 출구조사와 조기 결과 발표 후 지난 2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PVV) 대표가 언론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극우당인 PVV의 약세는 통치 능력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정치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부를 매우 신뢰한다”는 응답은 4%에 그쳤고, “매우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2%에 달했다. 신뢰 부족의 이유로는 ‘자기중심적 정치’(62%), ‘문제 해결력 부족’(60%), ‘불협화음’(60%) 등이 꼽혔다.
이민자 유입과 그에 따른 주택난 등이 네덜란드의 주요 문제인만큼 정치 지형만 놓고 보면 극우에 유리한 상황이었다. 올해 망명 신청 건수는 약 4만 건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유권자 10명 중 절반 가까이가 주거(48%)와 이민(40%)을 핵심 이슈로 꼽았다.
PVV의 빌더르스 대표는 반이민 공약을 고집하면서 정치권 내에서 우군을 만들지 못했다. 빌더르스 대표의 독주에 주요 정당들은 협치를 거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빌더르스 대표는 믿을만한 장관 후보군조차 확보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플로리스 페르묄렌 암스테르담대 부교수는 WSJ에 “그의 곁엔 정치적으로 유능한 인물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을 이끌었던 마린 르펜(왼쪽) 전 당대표와 현 당대표인 조단 바르델라가 지난 6월 9일(현지시간) 프랑스 루아레주 모르망쉬르베르니송에서 유럽 전역의 민족주의 지지자와 정치인들이 모여 유럽연합(EU) 선거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 전역을 휩쓸고 있는 극우 돌풍에도 경고음이 켜졌다. 준비되지 않은 정부에 대해선 이념을 떠나 유권자들이 심판을 내린다는 점에서다. 서방 여론들도 “서유럽에서 극우가 가장 먼저 부상한 네덜란드에서조차 통치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 포퓰리스트는 도태된다는 교훈을 유럽 국가에 줬다”(WSJ), “극우든 중도든 결과를 내지 못하면 유권자는 언제든 다른 선택을 한다”(네덜란드 싱크탱크 클링엔달)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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