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시진핑 회담 1시간 전 "핵실험 즉시 재개하라" 지시
-
19회 연결
본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다른 나라들이 (핵)실험을 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핵실험장이 있고, (실제 실험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귀국길에 오르기 전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며 인사하고 있다.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회담을 마친 뒤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귀국길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진행한 약식 기자회견에서 ‘핵실험에 관한 글을 작성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누구보다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수년 전 아주 오래 전에 (실험을) 중단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을 불과 1시간 앞두고 소셜미디어(SNS)에 “다른 나라들의 핵실험 프로그램 때문에 나는 전쟁부(국방부)에 우리도 동등하게 핵무기 실험을 동등한 수준에서 시작하라고 지시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이 절차는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더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나의 첫 번째 임기 동안 기존 무기의 완전한 업데이트와 개보수 작업 등을 통해 달성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고려할 때, 나는 이것(핵실험 재개)을 정말로 하기 싫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러시아가 (핵무기 보유) 2위이고, 중국은 훨씬 뒤처진 3위이지만 5년 안에는 대등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중국의 핵무기 보유량은 2020년 300기에서 2025년 약 600기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은 중국이 2030년까지 핵탄두 1000기 이상을 보유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현재 각각 3700개, 43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보유량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5월 8일 진행된 장거리포 및 미사일체계 합동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인 9일 보도했다. 훈련에는 '600mm 다연장 방사포'와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가형'이 동원됐다. 뉴스1
미국은 1992년 9월 23일 네바다 핵실험장에서 진행된 핵실험 이후 핵실험에 대한 모라토리엄(일시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중국의 경우 1996년 이후 핵무기 실험을 하지 않고 있다. 세계에서 마지막 핵실험이 있었던 것은 2017년 북한이 실시한 핵실험이다.
핵실험을 재개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 시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순항미사일과 핵추진 어뢰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이후 시 주석과의 회담을 앞둔 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이후 기내 회견에서는 “나는 비핵화를 보고 싶다”며 “실제로 러시아와 그 문제에 대해 논의 중이고, 우리(미·러)가 한다면 중국도 그 논의에 포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동등한 수준에서’라는 표현에 비춰볼 때, 실제 핵실험을 하겠다는 것보다는 미국의 미사일이나 전략 핵잠수함 등 해저 핵 자산의 위력을 과시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며 “러시아가 해 온 것처럼 운반 체계에 대한 실험만 하는 것이지, 탄두에 대한 실험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중앙군 임상병원을 방문해 우크라이나에서 참전한 러시아 군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AP=연합뉴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을 전후해 핵(核)과 관련한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발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출발하기 전에는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보유국)’으로 지칭하며 “나는 그들이 얼마나 많은 (핵)무기를 갖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말을 반복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는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하는 김정은의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길 기내 회견에서 김정은과의 회담이 불발된 것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내가 너무 바빠서 (김정은과)대화할 기회가 없었다”며 “정말 이것(미·중 정상회담)이 우리가 여기 온 이유리고, 그렇게(깜짝 회담을) 했다면 이번 회담에 대한 무례한 행동이 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다시 오겠다. 김정은과 관련해서는 다시 오겠다”며 김정은과의 회담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시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미 트럼프 대통령 굿즈를 살펴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트럼프 대통령은 핵실험 재개를 지시했다는 글을 게시하기 전엔 “한국이 보유한 구식의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며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요청한 핵과 관련한 사안을 전격 수용하기도 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