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타결된 관세협상 관련 양국 정부 간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발표 시점과 관련해 “저희의 자체적인 전망으로는 이번 주 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강 실장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한·미 협상 결과 팩트시트 발표 시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양국 간에 이견이 크게 없는 상황”이라며 “팩트시트는 이번 주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도 이날 앞선 브리핑에서 “공동 팩트시트는 일단 발표 시점을 협의 중”이라며 “통상 분야와 안보 분야를 모두 아울러서 발표해야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논의 사항이 전반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위성락 안보실장이 랭귀지(문구)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언어와 자구 조율 같은 게 이뤄지고 있다”며 “최종 조율 중으로 알지만, 정확한 (발표)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협상 타결에 도달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 대미 금융투자 패키지’ 중 현금 투자는 2000억 달러로 제한하고,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제한하는 게 합의의 골자다. 이 같은 결과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강 실장은 “저희는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강 실장은 “실무자들은 만족하고 ‘성공한 협상’이라고 판단하지만, 대통령께서는 그렇게 긍정적인 답변은 하지 않으셨다”며 “아직도 많이 아쉬운 점이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가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강 실장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의 핵추진잠수함(핵잠) 연료 공급 요청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한 데 대해선 “북한이 핵잠을 발표한 시점에서 조금 더 그에 상응하는 준비와 대비를 해야겠다고 중국과 미국을 설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핵잠이 역내 군비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저희가 군비 경쟁을 더 만들어내거나 동아시아의 위험을 더 만들려는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강 실장은 ‘핵잠 추진과 관련해 중국을 어떻게 설득했냐’는 질문에 “외교적 사항”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북한이 핵잠을 보유했다고 선포한 이상 대한민국도 거기에 상응하는 전력을 가져야 된다고 설명해 왔다. (중국도) 설득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1년 1월 조선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핵잠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 단계에 있다”고 밝히고, 지난 3월 핵잠 건설 현장을 시찰하며 공개한 점을 부각하며 미·중을 설득했다는 취지다.

실제 지난 1일 한·중 정상회담에선 핵잠 문제가 의제로 올랐으며, 중국이 격앙되거나 강한 불만을 표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복수의 정부 소식통이 전했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잠 건조를 승인한 데 대해 “중국은 한·미 양국이 핵 비확산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고 지역 평화·안정을 촉진하는 일을 하지 그 반대를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지난달 31일 “우리가 개발·운용을 추진하려는 것은 ‘재래식 무장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며, 이는 NPT에 부합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