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말 바루기] ‘겨우내’와 ‘봄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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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되니 춥고 길었던 겨울이 끝나고 봄의 문턱에 들어선 기분이 든다. 아직 날씨는 쌀쌀하지만 겨우내 몸을 칭칭 감았던 두꺼운 패딩을 벗고 얇은 외투를 걸쳐야 할 것만 같다. “겨우내 추워서 꼼짝도 안 했더니 살이 부쩍 올랐다” “맞는 옷이 없어져 주말에는 봄내 입을 새 옷을 사러 나가 봐야겠다” 등의 이야기가 주변에서 들려온다.

‘봄내’는 ‘봄 내내’를 의미한다. “지난여름은 너무 더워 여름내 바닷가에서 지냈다”에서처럼 ‘여름 내내’ 역시 ‘여름내’로 줄여 쓸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가을 내내’와 ‘겨울 내내’다. ‘봄내’와 ‘여름내’처럼 ‘가을내’와 ‘겨울내’가 될 것 같지만, ‘가으내’와 ‘겨우내’라고 해야 바르다.

원래는 ‘가을내’ ‘겨울내’라고 쓰였을 테지만 발음을 부드럽게 하다 보니 ‘ㄹ’ 받침이 떨어져 나가 ‘가으내’와 ‘겨우내’가 됐고, 이를 표준어로 삼고 있다.

‘겨울을 지내어 넘김’ ‘겨울 동안 먹고 입고 지낼 옷가지나 양식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나타내는 ‘겨우살이’도 이와 비슷하게 표준어가 된 낱말이다. “예전에는 농한기 때 야산에 올라가 나뭇가지와 풀을 베어 겨우살이 땔감을 준비하곤 했다” 등처럼 쓰이는 ‘겨우살이’는 원래 ‘겨울살이’였지만 발음하기 더 편한 ‘겨우살이’가 표준어로 인정받아 ‘겨울살이’는 이제 쓰이지 않는다.

‘길다랗다’ ‘달디달다’ ‘멀지않다’ ‘바늘질’ ‘딸님’ ‘아들님’ ‘열닫이’ 등도 모두 발음을 쉽게 하기 위해 ‘ㄹ’ 받침이 탈락한 ‘기다랗다’ ‘다디달다’ ‘머지않다’ ‘바느질’ ‘따님’ ‘아드님’ ‘여닫이’를 표준어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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