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법 "가해자 성폭행 무혐의라도 피해자 인터뷰 허위라 단정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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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교수에게 성폭행당했다며 허위 인터뷰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수가 무죄를 확정받았다. 법원은 가해자의 성폭행 무혐의가 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당사자를 허위 사실 유포로 처벌할 만큼 허위성이 증명됐다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교수 A씨는 2021년 4월 한 매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동료 교수 B씨에게 성폭행당했다”고 말하는 등 3차례에 걸쳐 기자들을 통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명예훼손)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같은 해 5월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학교가 강간을 덮으려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같은 센터에 근무하던 교수에게 강간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허위로 게시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2021년 2월 B씨를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지만, 결국 B씨는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A씨가 이의 신청하면서 검찰로 사건이 넘어갔다. 경찰에 이어 검찰 역시 두 사람의 통화 내용, 진술 등을 종합하면 성폭행이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이후 B씨는 A씨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발언 및 게시글은 허위사실로 봄이 타당하다”며 “B씨를 특정해 게시글을 작성한 점 등을 종합하면 A씨에게 비방의 목적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하려고 했지만 관계를 갖지는 않았다는 B씨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수사기관이 불기소 처분을 했다는 것만으로 A씨가 강간당했다는 것이 허위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봤다. B씨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A씨를 처벌할 만큼 허위성이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두 사람의 대답이 모두 거짓 반응으로 확인된 점, B씨가 통화에서 “그날 많이 실수한 것 같다”고 발언한 점 등이 고려했다.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며 A씨의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직권 심판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했다. 결국 A씨와 B씨 양쪽 모두 형사 사건에서는 무죄 및 무혐의를 받는 것으로 사건이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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